[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중동 전쟁의 불확실성이 다시 고조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유가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 공격 재개 가능성이 커지면서 다시 배럴당 110달러대로 올라섰고, 주요국 증시도 조정을 받으며 위축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상회하면서 원화 약세가 이어졌고, 코스피 지수도 롤러코스터 흐름을 보였습니다. 여기에 미국 국채금리는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등 주요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습니다.
미·이란 종전협상 교착에 유가 반등…주요국 증시도 조정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100달러를 크게 상회하면서 오름세를 이어갔습니다. 실제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 기준인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이날 전장 대비 1.8% 오른 배럴당 111달러 선에서,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2% 넘게 오른 103달러 선에서 각각 거래됐습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10달러로 올라선 것은 지난 6일 이후 12일 만입니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배경에는 다시 고조된 중동 전쟁의 불확실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한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시장의 긴장감을 키웠습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빨리 움직이는 게 좋을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중동발 리스크가 커지면서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조정을 받았습니다. 지난주 장중 한때 6만30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5% 하락 6만946.65로 나타났고 홍콩 항셍지수는 1.16% 내려간 2만5661.55,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14% 떨어진 4129.62를 기록했습니다.
앞서 미국 뉴욕증시도 지난 15일(현지시간) 다우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07% 하락한 4만9526.17에, S&P500지수는 1.24% 하락한 7408.50에, 나스닥종합지수는 1.54% 떨어진 2만6225.15에 거래를 마치며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환율 2거래일 연속 1500원대…미 국채금리 발작에 긴장
국내 금융시장도 휘청였습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 지수는 장중 한때 4.6%까지 급락했다가 낙폭을 줄여 0.31% 상승 전환, 간신히 7516.04로 장을 마감했습니다. 코스피는 개장 직후 하락 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7140선까지 밀리기도 했는데, 급락세에 장 시작 20분도 되지 않아 2거래일 연속으로 5분 동안 프로그램 매도를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했습니다. 환율은 이날 장 개장 직후 오름세를 확대하며 1507.0원까지 터치한 후 상승 폭을 다소 줄이며 전 거래일보다 0.5원 하락한 1500.3원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앞서 환율은 직전 거래일인 지난 15일 1500.8원까지 치솟으며 한 달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환율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낮은 만큼 당분간 1500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고 있고,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환율 불안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미국 국채금리까지 크게 급등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더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실제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632%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 역시 지난 15일 5.128%로 2007년 7월 18일(5.132%)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금리 급등은 한국의 국채금리 상승 압력으로까지 이어져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부담을 키울 수 있습니다. 또 달러 유출을 자극해 원·달러 환율 상승도 초래하기에 시장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우려 재점화로 글로벌 국채금리가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시장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며 "상승 속도가 빨랐던 국내 코스피의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역송금 수요와 역외 롱플레이 심리까지 겹치며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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