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메리츠 '보증' 줄다리기…홈플 노조 "5월 급여도 불투명"
2026-05-18 16:33:29 2026-05-18 16:38:38
[뉴스토마토 이혜지 기자] 홈플러스와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메리츠)의 브릿지론 협상이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연대보증 거부로 공전하면서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종성 홈플러스 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18일 "4월 급여가 미지급된 데 이어 오는 21일 예정된 5월 급여 지급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정부도 이해관계자도 모두 손을 놓고 구조조정만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홈플러스는 이날 메리츠가 약 1000억원 규모의 2~3개월 초단기 브릿지론 조건으로 △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유입 시 즉시 조기상환 △연 6% 이자율 △MBK파트너스 및 경영진 개인의 연대보증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홈플러스 측은 익스프레스 영업양수도 계약이 이미 체결돼 6월 말 매각대금 유입이 예정된 만큼, MBK 연대보증 대신 부동산 후순위 수익권에 대한 질권을 담보로 제안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메리츠는 홈플러스의 고용 충격을 엄중히 인지하고 긴급자금 지원 검토에 착수하는 등 최선을 다해왔다는 입장입니다. 메리츠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이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통제 가능한 범위에 있는 만큼, 배임 방지와 주주 설득을 위해 이행보증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습니다. 또 홈플러스 경영 악화의 책임이 MBK에 있음에도 채권자에게 책임과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며, 이는 홈플러스 사태를 넘어 시장 질서를 심각히 저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메리츠는 브릿지론이 매각이 성사될 때까지 빌려주는 단기자금인 만큼, 매각대금이 유입되면 변제가 이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현재 실사가 진행 중이고 매각대금 확보도 불확실성이 있는 만큼, 대주주인 MBK의 연대보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메리츠는 또 연 6% 금리에 대해서도 MBK가 과거 DIP금융 대출을 10% 수준으로 조달한 바 있다며,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메리츠가 비교적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담보 구조가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메리츠는 1조2000억원 대출에 68개 점포를 포함해 4조원 규모의 부동산 담보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회생절차 이후 진행된 주요 부동산 매각대금도 모두 메리츠 채권 변제에 우선 사용되는 구조여서, 홈플러스가 청산되더라도 메리츠의 손실은 제한적입니다. 앞서 홈플러스는 17일 입장문에서 "운영자금이 고갈돼 67개 점포 유지도 어렵다"며 메리츠에 브릿지론을 재차 요청한 바 있습니다.
 
이 위원장은 MBK와 메리츠 양측 모두에 책임을 물었습니다. 그는 "궁극적인 주범은 MBK이고 메리츠는 공범"이라며 "MBK가 지금까지 홈플러스에 해온 지원은 미약했는데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마저 브릿지론에 부정적인 입장을 계속 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급여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노조는 임금보다 물품대금 우선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위원장은 "지금 상황에서 노조가 욕심을 챙기겠다고 움직이면 다른 채권단이나 협력업체가 더 불안해진다"며 "협력업체들에게 납품을 재개해 달라는 공문과 메일을 계속 발송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이후 고용승계가 서류상으로는 돼 있지만 세부적으로 안 되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장 직원들의 고통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이달 10일 폐점한 37개 매장 직원 4000여명은 두 달째 휴직 상태로 휴직에 관련한 법령에 따라 평균 임금의 70%를 지급받고 있지만 4월 급여조차 제때 받지 못했습니다. 이 위원장은 "폐점한 37개 점포에서 판매 중이던 물품을 영업 중인 67개 매장으로 옮겼지만, 손님이 찾는 '필수품목'이 부족한 상황은 해결되지 않는다"며 "협력업체 납품 중단으로 상품 구색을 갖추지 못해 정상 영업이 어렵고 고객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0일부터 문을 닫은 서울 중랑구 홈플러스 면목점 모습. (사진=뉴시스)
 
이혜지 기자 ziz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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