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제약보국의 후계자들
제약바이오, 신뢰도 향상으로 미래 먹거리 성장 시켜야
2026-05-18 06:00:00 2026-05-18 06:00:00
[뉴스토마토 김양균 기자] 코스피 지수가 8000을 돌파했지만, 제약·바이오 주가는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정체되거나 하락하는 기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올해 1분기뿐만 아니라 현 정부 들어 소위 ‘불장’으로 불리는 국내 증시에서도 반복되는 현상이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낮은 신뢰도가 투자심리에 영향 미친 결과라는 데 이견은 없다. 
 
한때 코스닥 대장주로까지 불리며 120만원에 육박하던 삼천당제약의 주가는 한순간에 6분의 1까지 고꾸라지면서 숱한 개미투자자의 피눈물을 자아냈다. 투자가 아닌, 투기꾼들이 제약·바이오 섹터에 몰려드니 애먼 개미들의 가정경제만 파탄 지경에 이르게 된다. 이대로 둬서는 안 된다는 여론은 폭발 지경이다. 
 
제약바이오 시장 가치는 현재의 매출이나 제품·서비스보다 미래가치에 쏠린다는 특성이 있다. 즉, 규제당국의 인허가, 신약 개발 여부 등 ‘가능성’에 베팅한다는 거다. 현재 눈에 보이거나 만질 수 없는 가능성이 중시되다 보니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삼천당제약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실적 부풀리기가 대표적이다. 보다 못한 금융당국이 조만간 제약바이오 가이드라인을 내놓고 공정공시 준수 등을 투자자와 기업에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는 부족해 보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24년 기준 우리 제약·바이오 시장이 31조원 규모라고 밝혔다. 시장은 팽창했지만, 개별 기업으로 보면 업계 1위의 매출이 5조원가량, 상위 10대 기업들도 2조원 아래다. 하단에는 몇천억 원에서 수십억 원에 불과한 매출로 연명하는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선두 기업의 규모조차 한계가 있다 보니 상대적으로 시장의 감시와 견제는 재계 상위 기업보다 덜했던 것이 사실이다. 의학, 약학, 생명공학 등 전문적인 사업 내용도 핀셋 검증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가 됐다. 
 
제약·바이오 기업을 취재하다 보면 흡사 70~80년대 재벌 기업들의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관련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창업주 일가의 2, 3세가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다. 더러 경영권을 두고 골육상쟁도 불사한다. 과도한 주가 부양도 문제지만 주가에 이상하리만치 무관심한 태도도 발견된다. 이를 두고 상속세 상승을 우려해서라고 한다. 사실이라면 ‘어차피 자기 것’이란 의식이 아니고도 나올 수 없는 결정이다. 
 
세습 경영, 불법 리베이트, 신제품(신약) 개발보다는 오리지널약의 제네릭(복제약) 판매로 연명하는 풍토에서 주주 가치 제고는 온데간데없다. ‘코리안디스카운트’가 점차 해소되고 있는 국내 자본시장 환경조차 역행하고 있는 셈이다. 
 
전통적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은 나라를 구하는 ‘제약보국(製藥報國)’으로 불리며 국민의 사랑을 받아왔다. 산업 자체의 혁신성, 미래 지향성, 근거 기반 성격과는 정반대로 운영되고 있는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이건만 반도체에 이은 미래 먹거리 산업임에는 분명하다. ‘제약보국의 후계자들’은 ‘코리안 제약 디스카운트’ 극복을 위해 어떤 식으로든 해법을 내놔야 한다. 
 
김양균 기자 k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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