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제약·바이오 10대 뉴스)변동성 딛고 기술수출 역대 최대
기술수출 20조원…트럼프 관세 위기에도 최고점
오유경 식약처장, 장차관급 인사 중 두번째 유임
이 대통령 "세계서 심사 제일 빨리" 힘 실어주기
제네릭 약가 인하 정부 방침에 산업계 집단 반발
2025-12-29 15:30:23 2025-12-29 15:41:10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매출 규모 3위 제약사의 경영권 분쟁 종결로 시작된 한국 제약바이오산업의 2025년은 비만 치료제 양강 구도, 바이오 기업의 인적분할을 거치는 등 다사다난했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유임됐고, 이재명 대통령은 신약 허가 심사 신속화를 주문하면서 식약처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이후 정부는 신약 개발 동력 찾기의 일환으로 제네릭 의약품 약가 인하를 추진했고, 산업계는 반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기술수출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를 갈아치웠습니다.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1년 만에 종결
 
한미약품(128940) 창업주인 고 임성기 전 회장 별세 이후 5400억원의 상속세 부과로 시작된 모녀와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은 올해 2월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이 한미사이언스(008930)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일단락됐습니다.
 
외부 세력까지 끌어들일 정도로 깊어진 창업주 일가의 갈등을 봉합한 그룹은 주력 계열사 한미약품을 중심으로 오는 2030년까지 매출 5조원 돌파를 약속했습니다.
 
위고비-마운자로 비만 치료제 양강 구도 구축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는 작년 10월 출시됐습니다.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렸던 위고비는 올 8월 막강한 경쟁자를 마주했습니다. 위고비 아성을 무너뜨린 건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였습니다.
 
당분간 비만 치료제 시장은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양분하는 그림으로 전개될 겁니다. 변수는 국내 제약사의 신약 허가입니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한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시험을 마치고 식약처에 허가 신청을 완료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삼성·삼양은 성공한 인적분할…파마리서치는 후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중간 지주사 삼성에피스홀딩스(0126Z0)를 신설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는 인적분할을 지난달 마쳤습니다. 삼양홀딩스(000070)도 의약·바이오사업을 담당하는 삼양바이오팜(0120G0)을 독립 법인으로 떼어내는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이와 달리 파마리서치(214450)는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시도했다가 주주들의 반발에 가로막혀 물러섰습니다. 기존 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적용된 인적분할 비율 때문이었습니다.
 
오유경 처장 유임…대통령의 'K-신약' 힘 실어주기
 
오유경 식약처장은 장차관급 정부 인사 중에선 송미령 농림축산식품주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유임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오 처장은 규제혁신을 통해 안전한 일상 보장과 산업 성장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식약처에게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신약 허가 심사를 여러 차례 주문했습니다. 지난 6월 바이오 혁신 토론회에서 처음 공개된 심사 신속화는 식약처 인력 증원과 이를 위한 예산 확보 약속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 주문이 현실화하면 식약처의 신약 허가 심사 기간은 240일로 전 세계 어느 기관보다도 빨라집니다.
 
'트럼프 관세'서 빠진 의약품…현지 생산시설 확보로 위기 선제 대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때 수입 의약품에 최대 관세 250% 부과를 거론하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관세 협상 결과 한국산 의약품은 최혜국 대우를 받게 됐으나 세부 기준이 공개되지 않아 아직 변수는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백악관의 의약품 관세 부과가 현실로 다가오진 않았지만 바이오업계는 현지 생산시설을 확보하면서 리스크 없애기에 나섰습니다.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각각 릴리, GSK의 미국 공장을 인수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3년 만의 약가제도 개편…성분명 처방 가시권
 
정부는 지난달 28일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53.55%인 제네릭 약가를 40%로 내리는 약가제도 개편안을 마련했습니다. 2012년 이후 13년 만의 약가제도 손질은 신약 개발을 위한 R&D 투자를 독려하기 위한 조치인데, 산업계는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리면서 반대 노선을 구축했습니다. 제네릭 약가 인하가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주장이 핵심입니다.
 
새로운 약가제도 개편안이 등장하기 약 두 달 전인 9월에는 여당의 의료법·약사법 개정안 발의가 있었습니다. 수급 불안정 의약품에 한해 제품명 대신 성분명으로 처방토록 하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약사 사회에선 성분명 처방을 반겼지만 의사단체는 의약 분업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기술수출 20조원 '신기록'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소식은 역대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입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 한 해 국내 기업의 기술수출 규모는 20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가장 큰 계약은 에이비엘바이오(298380)가 자체 플랫폼 '그랩바디'를 GSK에 이전한 30억2000만달러(약 4조1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입니다. 마지막 기술수출은 오스코텍(039200)과 아델이 사노피에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수출한 계약입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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