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 74% 급등 속 ‘샤힌’ 눈앞…복잡해진 울산 셈법
에틸렌 수익성 지표 손익분기점 육박
수급대란에 에쓰오일 감산 명분 약화
2026-03-23 14:49:15 2026-03-23 17:15:40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정부 주도로 석유화학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와 에틸렌 가격 급등이라는 돌발 변수를 만나면서 마지막 남은 울산 산업단지 재편 셈법이 꼬이고 있습니다. 설비 감산 압박 속에서도 평행선을 달리며 버티던 에쓰오일(S-Oil(010950))이 제품 품귀 현상에 더해 오는 6월 초대형 설비인 ‘샤힌 프로젝트’ 완공을 앞두면서 감산 명분이 약화됐기 때문입니다. ‘1호 프로젝트’ 제출로 속도를 내는 여수와 달리 남은 울산산단 구조조정 합의는 더욱 험로를 걷게 될 전망입니다.
 
울산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공사 현장. (사진=에쓰오일)
 
23일 업계에 따르면 에틸렌 가격은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지난주 기준 52주 최고가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74% 넘게 뛰었습니다. 석유화학 기업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 역시 지난 2일 35달러에서 크게 상승해 최근 손익분기점으로 꼽히는 250달러선에 근접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당장 다음달부터는 부르는 게 값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설비 감산 요구에 난색을 표해 비판받던 에쓰오일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 속에서도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지원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원유 조달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람코는 사우디 동부 유전 지대와 홍해 연안 얀부 항구를 잇는 동서 파이프라인 가동률을 최대치인 하루 700만배럴까지 끌어올렸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파이프라인을 최대로 가동할 경우 동부 해안을 통한 기존 수출 물량의 약 70%를 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9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는 전체 공정 진행률 95%(설계 97.1%·구매 99.7%·건설 89.8%)를 달성했습니다. 현재 조직 정비와 인력 양성을 마치고 가동 준비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원활한 제품 판매를 위한 고객사 장기계약 협의 등 마케팅에도 속도를 낼 예정입니다. 오는 6월 기계적 완공을 마치고 12월 시운전과 상업 가동에 돌입하다는 계획입니다.
 
전남 여수시에 위치한 석유화학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석유화학 산단 곳곳에서 재고 소진에 따른 공장 셧다운(가동 중단) 사태가 잇따르는 가운데, 독보적인 조달 경쟁력을 앞세운 샤힌 프로젝트가 오는 6월 본격적인 가동 준비에 들어가면서 에쓰오일은 수급난 속 감산에 나설 명분이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지난 20일 여천NCC와 DL케미칼, 한화솔루션(009830), 롯데케미칼(011170) 등이 참여한 ‘여수 1호 프로젝트’ 사업재편계획이 최종 제출되며 속도를 낸 것과 달리, 남은 울산 산단의 셈법은 더욱 복잡하게 꼬인 형국입니다.
 
에쓰오일 측은 일률적인 감산이 국내 업계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중국산 범용 제품이 밀려오는 상황에서 에쓰오일이 감산한다고 업계의 위기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며 타 기업들이 다른 분야나 해외로 눈을 돌릴 때 우리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국내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내에 투자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샤힌 프로젝트는 대주주의 판단이 필요해 내부적으로 자체적인 감산 결정이 쉽지 않다”며 “기술력이 앞선 스페셜티로 전환하되 중국 대비 경쟁력이 충분한 범용 제품까지 줄여야 하는지는 재고해 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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