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관세 협상 '훈풍'…·자동차·조선·반도체 '상승'
한미 정상회담서 관세 인하·조선 협력 합의…수출 불확실성 해소
삼성전자 실적·AI 협력 기대에 최고가 경신…증권가 "리레이팅 본격화"
2025-10-30 16:57:05 2025-10-30 17:33:46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코스피가 30일 사상 처음으로 장중 4100선을 돌파했습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과 미·중 정상회담 등 대형 이벤트가 겹치며 장 초반 '사상 최고치 랠리'를 펼쳤으나 오후 들어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상승 폭은 제한됐습니다. 증권가는 협상 타결이 단기적으로 증시 심리를 자극했지만 환율 안정과 금리 인하 기대를 감안할 때 내년에도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습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74포인트(0.14%) 오른 4086.89에 마감했습니다. 지수는 장중 4146.72까지 치솟았으나 상승 피로감 속에 외국인 매도세가 유입되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습니다. 코스닥은 10.73포인트(1.19%) 내린 890.86으로 마쳤습니다. 
 
시장 관심은 전날 경주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쏠렸습니다. 양국은 7개월간의 관세협상을 타결하고 △자동차 관세 25%→15% 인하 △조선 협력 1500억달러 규모의 'MASGA(미국 조선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추진 △반도체 불이익 해소 명문화 등에 합의했습니다. 불확실성 해소로 장 초반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의 '한국 시장 100% 개방' 발언이 일시적 변동성을 키웠지만 원론적 언급으로 확인됐습니다. 미·중 정상회담이 공동성명 없이 끝난 점도 관망세를 불렀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4월 중국 방문"과 "희토류·대두 관세 완화" 방침을 밝히며 낙폭은 제한됐습니다. 
 
가장 큰 수혜 업종은 자동차였습니다. 현대차(005380)는 장중 29만6000원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경신한 뒤 2.71% 오른 26만5000원에 마감했습니다. 기아(000270)도 프리마켓에서 13만원을 터치한 후 상승 폭을 줄여 0.35% 오른 11만620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차량당 약 800만원이던 관세 부담이 500만원 수준으로 낮아져 현대차 2조1000억원, 기아 1조6000억원 등 총 3조7000억원의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협상으로 한국산 자동차의 관세율이 유럽연합(EU)·일본과 동일한 15%로 인하되면서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 회복과 이익률 개선이 동시에 기대된다는 평가입니다. 
 
조선·방산 업종의 중장기 수혜 기대도 커졌습니다. MASGA 프로젝트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한다"고 밝히면서 관련 기업들이 장중 일제히 강세를 보였습니다.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한화오션(042660)은 전 거래일 대비 6.90% 오른 14만1000원에 마감했고 삼성중공업(010140)도 1.00% 상승한 3만300원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조선 협력 프로젝트는 단순한 투자에 그치지 않고 선박 금융과 보증이 결합된 구조로 추진돼 국내 조선사의 장기 수주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반도체 업종도 지수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삼성전자(005930)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8% 오른 10만41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에는 10만5800원까지 오르며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2조1661억원, 매출 86조617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32.5%, 8.8% 증가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습니다. 또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를 공식 납품하고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4 샘플을 전 고객사에 출하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전자 상승세에는 이재용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치맥 회동' 일정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황 CEO는 이날 코엑스 행사 참석 전 이 회장·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업계는 이번 만남이 기술 동맹 강화의 상징적 이벤트로 평가되며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협상 타결이 한국 증시의 '리레이팅(Re-rating)'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유동성 확장과 금리 인하가 맞물릴 경우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전망입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 자동차업체들이 일본·유럽과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게 되면서 가격 경쟁력 회복과 판매 확대가 기대된다"며 "수출주 중심의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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