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메가박스, 합병 앞두고 '돈 구하기' 총력전…자금난 현실화
'빨간불' 켜진 재무건전성…계열사 차입·채권 매도 반복
롯데컬처웍스 부채비율1000% 넘어…외부 투자 절실
외부 도움 없이 재무구조 개선·경쟁력 확보 난항 예상
2025-10-31 06:00:00 2025-10-31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10월 29일 14:4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메가박스중앙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롯데컬처웍스와 합병을 위해 사전협의를 접수한 가운데 '돈 구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계열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와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는 한편 보유 채권을 매도해 채무를 갚는 방식이다. 재무구조를 점진적으로 개선해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만 양사 모두 재무부담이 과중한 만큼 외부 투자 유치가 불가능할 경우 재무개선과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메가박스)
 
계열회사 통해 운영자금 확보하고 보유 채권 매도해 차입금 상환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가박스중앙이 지난 7월1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롯데컬처웍스와 인수합병(M&A)을 위한 사전협의 접수한 이후에도 계열회사인 중앙홀딩스와 모회사인 콘텐트리중앙(036420)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세 차례 자금을 차입했다. 같은 기간 전자단기채권도 세 차례 매도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 7월25일 중앙홀딩스로부터 100억원, 8월7일 430억원을 운영자금 명목으로 차입해왔다. 이어 지난 9월29일에는 채무 상환을 위해 420억원을 콘텐트리중앙에서 자금을 조달받았다. 기존 차입금을 합산한 거래상대방과의 총차입금은 중앙홀딩스 1260억원, 콘텐트리중앙 870억원에 이른다.
 
비슷한 시기 메가박스중앙은 계열사를 대상으로 채권 매도에 나섰다. 지난 7월24일과 8월1일 메가박스중앙이 보유한 전자단기채권 246억원, 292억원 규모를 콘텐트리중앙이 자체 단기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예치한 금융상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매입했다. 이어 8월14일에도 72억원의 전자단기사채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7월24일부터 약 한달 넘는 기간동안 채권 610억원 규모를 매도했다. 운영자금 530억원을 조달하는 동안 1030억원 규모 채무상환이 이루어졌다.
 
 
 
계열회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해 운영자금을 확보하는 한편 보유 채권을 매도해 채무상환 자금을 마련하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실제로 메가박스중앙은 이 같은 방식으로 올해 9월 말 총차입금을 7069억원으로 줄였다. 이는 지난해 말(7276억원) 대비 2.84% 감소한 규모다. 
 
올해 9월 말 메가박스중앙의 총차입금은 7069억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1년 내 만기도래 예정인 단기성차입금이 4293억원에 이르면서 전체 차입금 비중의 60.7%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 단기금융상품(66억원)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309억원 보다 10배 이상 많은 규모로, 메가박스중앙의 단기적인 채무상환 부담이 높은 상태다. 
 
계열사 지원이 이어지면서 모회사의 재무안정성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모회사 콘텐트리중앙의 개별 기준 부채비율과 총차입금의존도는 각각 81.4%, 38.0%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보였지만 연결기준으로는 부채비율 434.2%, 차입금의존도 60.2%로 과중한 수준을 보였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고 보유 채권을 매도해 채무상환 자금을 마련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유동성 확보와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이와 함께 외부 투자자를 찾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메가박스·롯데컬처웍스 부채비율 900% 넘어…외부 투자 '절실'
 
앞서 메가박스중앙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성장으로 인해 재무부담이 지속됐다. 지난 2019년까지 3328억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2020년 1045억원으로 하락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도 390억원에서 -68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급격한 실적 악화 속에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콘텐트리중앙으로부터 차입금을 조달해오면서 메가박스중앙의 부채비율은 962.7%로 급증했다. 차입금의존도 역시 80.0%까지 치솟았다. 
 
엔데믹(감염증 풍토병화)이 시작된 2022년에는 매출액이 2175억원으로 회복 후 2023년 3428억원, 2024년 3533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외형이 성장했지만 영업손실은 5년째 지속됐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856.7%, 70.7%로 기존 대비 개선됐지만 여전히 과중한 수준이다. 
 
합병 상대인 롯데컬처웍스 역시 지난 2019년 이후 지속적인 당기순손실이 누적되면서 재무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1124.9%, 차입금의존도 73.4%에 달했다. 총차입금 6050억원 규모에 달한다. 
 
메가박스중앙과 롯데컬처웍스 모두 업황 약세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과 재무안정성 저하세가 지속되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3000억~5000억원 규모 외부 투자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외부 투자 유치 규모와 형태에 따라 재무안정성 개선 폭이 크게 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이 성사되면 양측은 팬데믹 기간 급격히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과 OTT 확대 등으로 비롯된 영화관람 수요 감소와 신작 공급 축소 등 계속되는 비우호적 업황에 대응하기 위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업계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의 합병으로 1위 CJ(001040)CGV와 격차도 상당 수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중복 상권 조정과 조직 효율화를 통한 생산성 증대 등 경영효율화 작업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양사가 공정위에 사전협의 신청한 7월 이후 4개월째 접어들었지만 투자 계획이나 규모 등 조건을 충족하는 투자자를 찾기에 분주한 실정이다. 
 
안동민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합병 시너지에 따른 손익 개선과 외부 투자 유치로 재무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나 외부 투자 유치 규모나 투자 형태 등에 따라 재무안정성 개선 폭이 달라질 전망"이라며 "기업결합승인을 전제로 한 합병법인의 신용도는 사업구조·손익 개선효과와 외부투자 유치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 수준이 평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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