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중국이 글로벌 반도체 스타트업 투자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공지능(AI) 기술 패권 경쟁으로 미국의 압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공급망 자립화를 위한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위해 글로벌 반도체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정보통신기획평가원 IT파인드 웹진에 실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글로벌 반도체 스타트업 투자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5~2025년 반도체 스타트업 투자 302억5000만달러를 성사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투자액(571억9000만달러)의 52.9%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투자 금액 건수로는 1130건으로 38.2%에 달했고, 스타트업당 평균 투자 금액도 6억7100만달러로 가장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미국은 반도체 스타트업 투자 건수로는 687건(23.2%), 투자액은 113억9000만달러(19.9%)로 2위를 차지했습습니다. 반면, 한국은 투자 105건(3.5%), 투자액 10억1000만달러(1.8%)에 그쳤습니다.
투자금 회수(엑시트) 성공률은 미국이 248개 기업 중 13개(5.24%)로 가장 높았습니다. 한국은 3.70%, 중국은 1.72%였습니다.
다만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벤처 캐피털의 투자 금액이 비공개인 경우가 많은 만큼, 실제 투자 금액은 더 클 수 있다고 전제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스타트업은 2015~2017년 성장기를 거쳐 2021년까지 본격적으로 투자가 확장되기 시작했고,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자 붐이 조성됐습니다. 특히 챗GPT 등장 직후인2022~2023년에는 1079건의 투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의 투자에는 첨단기술에 대한 대응 전략이 반영됐습니다. 중국의 경우 공급망 자립화 전략을 위해 반도체 제조 인프라에 투자했습니다. 반면 미국은 AI 반도체와 양자 컴퓨팅 등 첨단 기술에 집중해 기술적 우위 확보에 주력했습니다.
한국은 1억6200만달러를 AI 가속기와 반도체 IP 설계 분야에 투자했고, 리벨리온과 세미파이브 등 스타트업에 집중해 제조 중심에서 AI 반도체로 전략적 변화를 모색했습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한국 기업 가운데 투자 상위 100대에 포함된 곳은 4곳에 불과해 글로벌 영향력은 제한적이나 AI 반도체 설계나 IP 개발과 같은 특정 분야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보인다”고 평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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