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삼성전자가 내달 ‘갤럭시Z 트라이폴드’(이하 트라이폴드)를 출시하고, 애플도 내년도 중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2026년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폴더블폰 경쟁이 펼쳐질 전망입니다. 다만 화면을 접는 구조 특성상 기존보다 높은 제조 난도가 요구되고,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로 인한 D램 가격 상승 등 외부 요인까지 겹치면서 제품 가격도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갤럭시Z 폴드7. (사진=뉴시스)
애플이 처음으로 폴더블폰에 도전하는 만큼 후발주자로서 사양을 크게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27일 외신을 종합하면, 내년 9월 공개가 예상되는 폴더블 아이폰은 힌지와 디스플레이 기술을 대폭 개선해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화면 주름 문제를 크게 줄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배터리도 크게 강화됐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폴더블 아이폰은 5000mAh 이상의 배터리 셀 탑재가 점쳐집니다. 이는 아이폰 시리즈 중 최대 수준이며, 경쟁 제품인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7’(4400mAh) △구글 ‘픽셀 폴드’(4821mAh)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갤럭시Z 폴드7의 성공으로 폴더블폰 시장에서 확고부동한 입지를 구축한 삼성전자는 내달 5일 트라이폴드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기존 폴더블 스마트폰보다 한 번 더 접는 폼팩터를 통해 경쟁사보다 한 번 더 접을 수 있다는 기술적 차별점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펼쳤을 때 4.2㎜, 접었을 때 14㎜에 배터리는 5600mAh 수준으로, 자사 폴더블폰 중 가장 높은 용량이 탑재될 전망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대표 주자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모두 폴더블폰을 내놓으면서, 시장 자체도 크게 확대될 전망입니다. 키움증권의 ‘2026년 IT 하드웨어 3대 키워드’에 따르면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2032만대로 당초 예상치(1680만대)보다 높게 집계됐지만, 내년에는 2760만대로 상승폭이 더 커질 전망입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폴더블 아이폰은 2399달러(약 350만원) 내외로 예상되며, 이보다 먼저 출시하는 삼성의 트라이폴드는 400만원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됩니다. 휴대폰을 접어야 하는 특성상 높은 기술적 난도와 내구성이 요구되면서 고가의 부품 사용이 늘었고, 이에 따른 원가 부담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 것입니다.
외부적 요인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주요 메모리 제조사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공정 여력이 부족해졌고, 이는 일반 D램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그 흐름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까지 번지면서 스마트폰 전반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일례로 샤오미는 지난달 메모리 칩 가격 상승을 이유로 스마트폰 신제품 가격을 올렸다가 고객 반발을 산 바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대표 플래그십의 가격을 전략적으로 높게 책정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신민수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새 폼팩터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경험치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이 제품이 이만큼 고가라는 건 그만한 의미가 있다’는 걸 전달하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신 교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폴더블폰이 어느 정도 보급이 되고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규모의 경제(생산량 증가에 따라 비용이 감소하는 현상)에 의해 가격도 하락할 수 있다”며 “그때 브랜드 이미지를 유지하고 확산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들기 위해 가격을 높게 책정한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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