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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신용카드 업계가 결제 본업 채산성이 떨어지면서 수익 성장성도 둔화되고 있다. 대출 업무인 카드론을 통해 수익을 충당하고 있지만 대출 규제나 대손비용까지 고려하면 이 역시 전망이 어둡다. 카드비용 감축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영업 위축이 우려된다.
가맹점수수료 수익 감소…카드론에 추월 당해
2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카드사의 상반기 가맹점수수료 합계는 2조6104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7674억원 대비 5.7%(1570억원) 감소했다.
가맹점수수료는 신용카드사가 가맹점 결제 업무를 수행하면서 얻는 수익이다. 카드사 본연의 업무 영역으로, 카드수익 구조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다.
수수료율이 계속 인하되면서 수익성이 저하된 것이다. 지난 2012년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이후 3년마다 하락해 왔으며 올해도 2월 추가 인하된 바 있다.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한 요율을 0.1%p 정도 내렸다.
상반기 카드수익은 9조34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2413억원) 증가했는데, 대출 사업인 카드론 역할이 컸다. 카드론 수익은 2조6483억원으로 10.4%(2499억원) 늘었다. 카드론 수익이 가맹점수수료를 오히려 넘어선 상태다.
다만 카드론 수익도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있어서다. 앞서 지난 6월 가계대출 총량관리 강화 조치에 따라 전 금융권 목표치가 계획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축됐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도 하반기 들어서부터 대출 확대가 제한되고 있다.
7개사 카드론 자산은 합계 39조원 정도다. 자산이 빠르게 늘다가 올해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 39조2706억원, 올 1분기 39조2434억원, 2분기 39조3311억원 등으로 확인된다. 대출 규제까지 고려하면 3분기에는 자산 규모가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론은 특히 실질적인 수익 효과가 명목 대비 부정적일 수 있는데, 대손비용이 증가하고 있어서다. 대출을 늘렸던 만큼 자산건전성 저하에 따른 관리 비용도 불어나게 됐다는 것이다. 상반기 대손비용은 2조213억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15.5%(2706억원) 증가했다.
(사진=연합뉴스)
상반기도 늘어난 이자…카드비용 절감 ‘고육지책’
카드사가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들어가는 이자비용도 상반기까지는 계속 불어났다. 2조2524억원으로 4.4%(939억원) 증가했다. 이자비용은 대손비용과 함께 카드사 영업이익을 깎아 먹는 핵심 요인이다.
현재 카드채(공모사채) 신규 발행금리는 2% 중후반대에서 소폭 오르락내리락하는 양상이다. 올해 연말까지 많이 떨어져도 2% 중반이라는 게 채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었다. 이자비용의 지속적인 증가 흐름은 4분기쯤 하락 전환할 것으로 관측되나 규모 자체는 이미 크게 불어난 상태다.
고금리가 도래하기 전에는 이자비용이 연간 기준 2조원 정도였던 것으로 나온다. 이는 올 상반기 비용보다도 적은 금액이다. 현재는 4조원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에 비용이 감소 전환해도 당분간은 부담이 계속될 전망이다.
카드업계가 고육지책으로 꺼내든 전략이 카드비용 절감이다. 대손비용이나 이자비용에는 외부 압력이 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식을 동원한 것이다. 상반기 카드비용은 2조6627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같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모집비용은 3114억원에서 2752억원으로 줄었다.
통상 카드사가 영업을 활발하게 전개하면 수익이 늘고 그만큼 카드비용이 불어나게 된다. 카드비용이 제자리를 나타내고 모집비용이 감소했다는 것은 영업을 제한하고 있다는 뜻이다. 업계서는 특히 혜택이 큰 카드를 단종하는 방식으로 부담을 줄여왔다. 다만 그럼에도 올해는 손익(1조1462억원)이 크게 부진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카드채 금리는 더디게 떨어지고 있고 이자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라며 “연체율도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대손비용은 변동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부에서 카드비용을 아끼는 구조가 불가피하게 형성된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계속된 만큼 효과적으로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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