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기업인도 국감행…산재에 갑질까지
쿠팡·SPC·홈플러스 등 CEO 줄줄이 국감 소환
2025-10-10 16:41:10 2025-10-10 18:06:21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추석 연휴 직후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국내 유통·플랫폼 업계 최고경영자들이 대거 증언대에 설 예정입니다. 여당이 기업인 출석을 최소화하라는 내부 방침을 내렸지만 산업재해, 노동, 공정거래 등 민감한 현안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20명이 넘는 업계 인사들이 증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정무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중심으로 기업 운영 전반에 대한 집중 점검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올해 국감은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정기 국정감사로, 정치권이 새 정부의 정책 방향을 가늠하고 산업계의 실제 경영 실태를 점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대형 플랫폼 기업과 오프라인 유통 대기업의 경영 투명성, 거래 공정성, 노동 문제 등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플랫폼 업계 인사를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채택한 상임위는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등입니다. 
 
국정감사 유통기업 CEO 증인 출석 명단. (인포= 뉴스토마토)
 
정무위원회는 이번 국감에서 가장 많은 유통·플랫폼 경영진을 소환했습니다. 14일 열리는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는 쿠팡과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경영진이 증언대에 오릅니다. 김범석 쿠팡 의장,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 등이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이들은 플랫폼 내 입점 업체와의 거래 관행, 수수료 구조, 광고 상품 운영의 투명성 등을 놓고 국회의 질의를 받을 예정입니다. 
 
정무위는 대형마트 및 프랜차이즈 본사도 국감의 감시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홈플러스 구조조정과 관련된 경영 투명성 논란으로 김광일,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가 출석을 통보받았고, 교촌F&B 송종화 대표도 가맹점주와의 갈등 및 제품 중량 축소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증인으로 채택됐습니다. 
 
28일 종합감사에서는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불러 점포별 매출 할당 및 직원 구매 강요 등 갑질 의혹과 관련해 질의할 예정입니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도 유통·플랫폼 기업을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14일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에서는 쿠팡의 정산 방식과 수수료 공제 구조, 광고 운영 실태가 주된 점검 대상입니다. 이에 따라 박대준 쿠팡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하며, 김기호 아성다이소 대표, 조만호 무신사 대표, 이주철 W컨셉 대표,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도 불공정 거래 및 납품업체 갑질 관련 질의를 받을 예정입니다. 
 
24일 종합감사에는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증언대에 오릅니다. 신세계가 G마켓, 알리익스프레스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며 소비자 정보 보호에 허점을 보였다는 의혹에 대해 국회가 집중 점검에 나서기로 한 것입니다. 총수급 경영인이 직접 국감에 출석하는 드문 사례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노동 관련 이슈는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담당합니다. 30일 종합감사에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출석해 홈플러스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노동자 처우 논란에 대해 답변할 예정입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로서, 대규모 점포 폐점과 인력 구조조정을 주도한 주체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같은 날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직장 내 괴롭힘 논란에 대해,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기간제 사원 차별 관련 문제로 증언대에 설 예정입니다. 대기업의 노동환경과 인권 감수성 부족 문제가 전면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입니다. 
 
갑질·불공정·안전 논란 총체적 점검
 
기획재정위원회는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 건전성에 주목합니다. 13일 국정감사에서는 고정욱 롯데지주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자사주 과다 보유,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문제 등 주주권 보호와 관련한 질의에 응답할 예정입니다. 상장 대기업의 경영 투명성 확보와 책임 경영 실현 여부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식품 안전과 위생 문제를 다룹니다. 김용석 우아한형제들 총괄부사장은 배달 음식점의 위생 실태 및 개선 대책을 보고하며,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는 매장에서 판매된 음료에서 농약 성분(디노테퓨란)이 검출된 사건과 관련해 책임 여부를 따지는 질의에 응답합니다. 배달 플랫폼의 식품 안전 관리 체계와 오프라인 유통의 품질 통제가 동시에 도마에 오를 예정입니다. 
 
지난해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 (사진=연합뉴스)
 
행정안전위원회는 지역 축제 운영과 관련된 법규 위반 문제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증인으로 소환했습니다. 더본코리아가 참여한 일부 지역 축제 운영 과정에서 위생, 안전 기준 위반이 발생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입니다. 
 
법제사법위원회는 박상오 호텔신라 호텔 운영총괄 부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습니다. 호텔신라가 주관한 결혼식에서 신혼부부의 예약이 일방적으로 취소된 사건과 관련한 소비자 보호 문제를 따질 계획입니다. 
 
이번 국정감사는 유통·플랫폼 업계 전반에 걸쳐 각종 문제를 다각도로 점검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유통 국감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산업재해, 플랫폼 불공정 관행, 프랜차이즈 갑질, 노동자 차별, 소비자 안전 등 핵심 이슈가 한꺼번에 부각되며 국감의 무게 중심이 민생과 실생활에 가까운 분야로 이동한 셈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전통 유통과 온라인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기업 운영 전반이 제도적 감시 대상이 되고 있다"며 "국감에서의 질의와 기업들의 대응 방식이 향후 정책과 규제 방향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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