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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한국 화장품업계 '정통강자'
LG생활건강(051900)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의존도가 높은 중국 시장에서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진출했던 북미시장에서도 성과가 부진하면서다. 올해도 역성장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11월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통해 밝혔던 '2030년까지 매출 10조원 달성' 가능성에 의구심이 제기된다. LG생활건강은 미용기기 브랜드 'LG프라엘'을 신사업으로 전개하고 지난달에는 이선주 사장을 선임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등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LG광화문빌딩. (사진=LG생활건강)
올해 상반기 또 역성장…먹구름 '지속'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3조3028억원으로 지난해 반기(3조4884억원) 대비 5.32% 감소했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지난 2021년 매출 8조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소비 감소와 자국 제품 소비 경향이 확대되면서 매년 역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해외 주요 온라인 이벤트 대응 강화와 국내 온라인·헬스 앤 뷰티(H&B) 스토어 채널 강화로 2023년 6조8048억원 대비 소폭 상승한 6조8119억원을 기록했다. 성장률은 0.10%로 사실상 '현상 유지'에 그쳤다.
이 같은 성장 둔화는 주요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090430)과도 차이를 보인다. 아모레퍼시픽 매출액은 지난해 3조885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75%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2조72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반기(1조8162억원) 대비 14.11% 증가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서구권과 기타 아시아 지역 실적 성장과 함께 코스알엑스 편입 효과로 인해 실적이 성장세로 접어든 반면, LG생활건강은 여전히 회복에 어려움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LG생활건강은 해외 브랜드 인수와 자사브랜드 육성 두 가지 방식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본과 북미·기타아시아를 제외한 국내와 중국·중남미·유럽 지역에서 매출이 감소하면서 연결 매출이 줄었다.
올해 상반기 중국 지역 매출액은 3416억원으로, 지난해 반기(4073억원) 대비 16.14% 급감했다.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매출은 2조4397억원에서 2조2434억원으로 8.05% 줄었다. 북미는 지난해 반기 대비 8.11% 성장한 2975억원을 기록했지만 2023년 반기(3173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6.23% 낮은 수준이다. 다만, 업체측은 북미 시장 내 자회사의 사업효율화 과정에서 실적이 감소했다는 설명했다.
이 가운데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고마진 제품 판매가 많았던 면세점 매출 비중이 줄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LG생활건강의 2분기 IR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24%를 차지하던 면세 매출 비중은 올해 19%로 줄었다. 중국 시장 내 주요 제품의 가격 안정성과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면세점을 중심으로 선제적인 물량을 조절한 영향이다.
'8조원' 전성기 시절 매출로 회복 목표
앞서 LG생활건강은 오는 2030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지난 2018년 6조7475억원을 기록하던 매출액이 2021년 8조915억원을 달성할 때까지 3년이 걸린 바 있다. 이를 고려하더라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연결 실적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화장품 사업 부문 실적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지난 2021년 화장품 사업 부문 매출 기여도는 54.89%로 올해 상반기(39.75%) 대비 15.14%포인트 높았다. 화장품 비중이 줄면서 지난 2021년 25.44%에 불과했던 생활용품 부문 비중은 올 반기 33.77%로 8.33%포인트 늘었다. 같은기간 음료 부문은 19.67%에서 26.48%로 6.81%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LG생활건강은 강도 높은 체질개선으로 실적 회복에 집중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국내 온라인·H&B 채널 경쟁력 강화와 중국 브랜드 건전성 회복,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가 주요 골자다.
지난달 LG생활건강이 이선주 사장을 선임한 것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글로벌과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30년간 몸담으면서 '키엘', '입생로랑', '메디힐', 'AHC' 등 다양한 브랜드를 키워낸 마케팅 전문가이자 경영인이다.
최근에는
LG전자(066570)로부터 미용기기 브랜드 'LG프라엘(Pra.L)' 브랜드 자산을 인수 받아, 지난 6월 국영문 상표권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 이관을 완료했다. 향후 제품개발(R&D)부터 마케팅 활동까지 자체적으로 진행하며, 뷰티 디바이스 시장 내 경쟁력 확보와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 입지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LG생활건강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현재 운영 중인 사업의 성장과 M&A(인수합병)를 통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등 근본적인 기업 가치를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북미 시장에서도 사업효율화를 이어가면서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대비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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