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전기 생산 효율 높은 반투명 유기태양전지 개발"
GIST 연구진, 차세대 반투명 유기태양전지 돌파구 찾아
건축물 외장재나 차량 유리에 직접 적용 가능
2025-09-24 09:17:10 2025-09-24 14:00:54
(가) 평균 가시광 투과율과 광 이용 효율 그래프. (나) 이 연구에서 구현한 반투명 유기태양전지. (사진=GIST)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광주과학기술원이 차세대 태양전지 분야의 난제를 풀어냈습니다. 차세대에너지연구소 강홍규 책임연구원과 신소재공학과 이광희 교수 공동연구팀은 반투명 유기태양전지(ST-OPVs)의 투명도와 발전 효율을 동시에 크게 높이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재료화학 저널 A(Journal of Materials Chemistry A)>에 지난 8월21일 게재됐습니다. 
 
건물 창호·차량 유리까지…실용화 문턱 낮춘 원천기술
 
유기태양전지(OPVs)는 가볍고 유연하며 인쇄공정을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차량용(VIPV)·웨어러블 전자기기 등 활용 범위가 넓습니다. 특히 가시광선을 일부 통과시키는 반투명 유기태양전지는 ‘태양광 창문’으로 불릴 만큼 건축물 외장재나 차량 유리에 직접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투명도(AVT)와 전력 변환 효율(PCE)은 늘 상충 관계였습니다. 빛을 많이 투과시키면 발전 효율이 떨어지고, 발전 효율을 높이자면 투명도가 줄어드는 구조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산업계는 두 지표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단순 설계·새로운 첨가제로 투명도·효율 모두 잡아
 
연구팀은 이 난제를 소재·계면·내부 구조를 한 번에 잡는 새로운 전략으로 돌파했습니다. 먼저 가시광선을 흡수하는 전자주개(Donor) 함량을 줄여 투명도를 높였습니다. 이어 정공(양전하) 흐름을 원활히 하는 정공 수송 첨가제(Me-4PACz)를 도입해 전하 손실을 최소화했습니다. 
 
이 첨가제는 광활성층에 균일히 분포하며 동시에 전극 표면에 스스로 홀 전송층(HTL)을 형성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 덕분에 전자가 빠져나간 빈자리인 정공이 전극으로 매끄럽게 이동하면서 전류 손실이 줄고, 결과적으로 발전 효율이 유지됐습니다. 
 
핀란드 아보 아카데미대와의 전기·광학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이 첨가제는 계면(ITO 전극과 광활성층 사이)에서는 접촉 저항을 낮춰 전하 이동을 돕고, 벌크(광활성층 내부)에서는 전자-정공 쌍의 재결합을 억제해 전류 손실을 방지하는 이중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최고 수준 성능…도심형 에너지 자립 청신호
 
열구진이 발표한 실험 결과는 평균 가시광선 투과율(AVT) 37.53%, 전력 변환 효율(PCE) 10.7%를 달성했고, 두 지표를 종합 평가하는 광 이용 효율(LUE)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4.01%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동일 조건에서 기존 반투명 유기태양전지가 내놓은 성능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투명도와 발전 효율의 동반 향상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강홍규 책임연구원은 “투명도–효율 간 상충 관계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건물 창호나 차량 유리 등 다양한 투명 구조물에 응용할 수 있다”며 “도시의 친환경 에너지 자립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광희 교수는 “소재 개선을 넘어 소자 계면과 내부 영역을 동시에 제어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며 “첨가제가 스스로 정공 수송층을 형성하고 전하 손실을 억제함으로써 성능을 크게 끌어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세종과학펠로우십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습니다. 
 
(가) 이 연구에 사용된 첨가제(Me-4PACz)의 화학 구조. (나) 소자 성능 시뮬레이션 결과. (사진=GIST)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daum.net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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