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신세계그룹이 주요 유통 그룹사들 중 가장 빠른 내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 정유경 신세계 회장 남편인 문성욱 시그나이트(벤처캐피털 계열사) 대표 등 두 명의 사장 승진자가 나왔고,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던 면세점, 건설 등 8개 계열사 수장이 교체됐습니다.
신세계그룹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26일 단행했습니다. 이번 인사는 지난해 10월30일 실시된 정기 임원 인사보다 약 1개월 이상 앞당겨 진행됐는데요. 신세계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먼저 신세계그룹은 박주형 대표와 문성욱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켰습니다. 박 대표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와 스위트 파크 개점 등 백화점 혁신을 주도해온 성과를 인정받았습니다. 아울러 박 대표는 기존대로 신세계센트럴 대표도 겸직하며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사장. (사진=신세계그룹)
정유경 회장의 남편인 문성욱 대표도 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문 대표는 승진과 함께 신세계라이브 쇼핑 대표도 겸직하게 됐는데요. 라이브쇼핑의 도약, 온라인 영역에서의 다양한 사업 시너지 강화 중책도 맡게 됐습니다.
문성욱 시그나이트 사장 겸 신세계라이브쇼핑 사장. (사진=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를 통해 지마켓, SSG닷컴, 신세계디에프(면세점), 신세계건설,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푸드, 조선호텔앤리조트, 신세계라이브쇼핑 등 총 8개사의 대표를 물갈이했습니다.
특히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합작한 조인트벤처 자회사인 지마켓의 신임 대표에는 이커머스 전문가인 제임스 장(한국명 장승환)이 내정됐는데요. 제임스 장은 알리바바의 동남아시아 지역 플랫폼인 라자다를 경영한 바 있으며, '셀러들의 글로벌 진출' 및 '인공지능(AI) 테크 역량 향상'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 다른 신세계 이커머스 축인 SSG닷컴 신임 대표에는 최택원 이마트 영업본부장이 선임됐습니다. 최 신임 대표는 이마트와 SSG닷컴 간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해 신선식품 등 SSG닷컴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극대화할 계획입니다.
신세계디에프는 조선호텔, 스타벅스 대표 등을 역임한 이석구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를 새롭게 발탁했습니다. 이석구 대표에게는 현재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운영 문제 해결, 수익성 저하 등 산적한 현안들을 해결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안겨졌습니다. 실적 개선이 절실한 신세계건설도 강승협 신세계푸드 대표를 신임 대표로 앉혔습니다.
신임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에는 김덕주 해외패션본부장이 내정됐습니다. 김 신임 대표는 그간 쌓아온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신세계인터내셔날 실적 개선을 이끌 전망입니다. 신세계푸드 대표로는 임형섭 기업간거래(B2B)담당이 새롭게 선임돼 '식품 B2B 전문 기업 전환'을 추진하게 됩니다. 아울러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마케팅 전문가 최훈학 SSG닷컴 대표가 내정됐습니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이번 임원 인사에서 1980년대생을 대거 중용했습니다. 신임 임원으로 발탁된 32명 인원 중 절반에 가까운 14명이 40대로 이뤄졌습니다. 또 전체 임원 중 40대 비율은 16%로 종전보다 두 배로 높아졌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1부문 대표에는 1980년생인 서민성 대표, 코스메틱2부문 대표에는 1985년생 이승민 대표가 각각 선임됐습니다. 이 신임 대표는 그룹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합니다.
신세계그룹은 "회사가 당면한 과제를 신속하게 실행하고 미래 성장 계획을 한발 앞서 준비하고자 조기 인사를 결정했다"며 "성과주의를 구현한 새로운 리더십을 토대로 본업 경쟁력 극대화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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