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손가락에 끼는 혈압계 시판 개시
스카이랩스 '카트 비피' 출시, 커프 없이 반지로 측정
하루 24시간 변동성 관리의 새 장 열러
2025-09-26 09:39:40 2025-09-26 14:29:19
손가락에 끼는 혈압계 카트 비피(CART BP) 제품 및 앱 화면. (사진=스카이랩스)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혈압은 하루에도 크게 출렁입니다. 기상 직후에는 교감신경과 코르티솔이 급격히 활성화되면서 수축기 혈압이 밤보다 10~20㎜Hg 오르는 아침 상승(morning surge)이 대표적입니다. 반대로 수면 중에는 부교감신경이 우세해 혈압이 깨어 있을 때보다 10~20% 낮아지는 것이 정상입니다. 이를 야간 하강(nocturnal dipping)이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이 패턴이 깨질 때입니다. 혈압이 밤에도 떨어지지 않는 논디퍼(non-dipper)나 오히려 오르는 라이저(riser) 유형은 뇌졸중·심근경색·치매 위험이 크게 높아집니다. 스웨덴 웁살라대 연구(국제학술지 <고형압(Hypertension)>, 2021)는 정상 패턴을 지닌 노인에 비해 밤 혈압이 높은 노인은 치매 위험이 64% 높았다고 보고했습니다. 또 오전 6시부터 정오 사이 뇌졸중 발생률이 가장 높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처럼 혈압의 변동성 자체가 질병 예측의 핵심 지표로 떠오르면서, 단순히 병원 진료실에서 한두 번 재는 혈압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반지 하나로 24시간 혈압 체크
 
전통적인 가정용 혈압계는 커프를 팔에 감고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수면 중에는 착용이 불편하고, 측정 횟수가 제한돼 야간·기상 직후 혈압을 놓치기 쉽습니다. 일간·주간 변동성을 정밀하게 추적하기도 어렵습니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은 24시간 활동혈압계(ABPM)를 권장하지만, 의료기관에서 하루 정도 착용하는 방식이라 장기 추적에는 제약이 있었습니다.
 
이런 한계를 겨냥해 헬스케어 스타트업 스카이랩스가 25일 출시한 카트 비피(CART BP)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합니다. 이 제품은 손가락에 끼우는 반지형 개인 혈압계로 ▲커프 압박 없이 수면·일상 전반에서 자동 측정 ▲아침혈압 포함 24시간 변동성 기록 ▲전용 앱 ‘나의 혈압 달력’을 통한 시각화·분석 등을 핵심 강점으로 내세웁니다. 
 
카트 비피는 이미 병원용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카트 비피 프로’의 임상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됐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습니다. 스카이랩스는 공식 온라인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 등에서 판매를 시작하고, 손가락 치수를 미리 확인하는 ‘사이징 키트’를 제공합니다. 
 
변동성 관리가 곧 예방
 
전문가들은 혈압의 절대값 못지않게 변동 폭과 패턴이 장기 심뇌혈관 예후를 좌우한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평균 10㎜Hg 이상 차이가 지속되면 뇌졸중·심부전 위험이 증가합니다. 또 동절기 혈압 상승은 급성 심근경색 위험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야간에 혈압이 떨어지지 않거나 오를 경우 만성콩팥병, 당뇨 합병증이 커집니다.
 
카트 비피는 이런 변동성을 실시간 데이터와 그래프로 파악할 수 있어, 개인별 맞춤 약물 조정이나 생활습관 개선 계획을 세우는 데 실질적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스카이랩스 이병환 대표는 카트 비피에 대해 “병원에서 검증된 기술을 일상 속으로 확장해 수면까지 포함한 생활 패턴별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강조합니다. 
 
스카이랩스는 강원 고성군 등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지역 주민에게 기기를 기부해, 고혈압과 뇌혈관 질환 예방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병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혈압은 하루에도 파도처럼 오르내립니다. ‘카트 비피’는 이러한 변동성을 손끝에서 24시간 감시해 판단의 기초가 될 수 있는 데이터를 상시적으로 제공하여 개인 건강관리의 새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기 진료와 더불어 일상 데이터가 결합될 때, 혈압 관리의 패러다임은 한층 정밀화된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시판을 시작한 카트 비피 제품. (사진=스카이랩스)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daum.net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