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재구속된 이후 한 달째 버티기에 들어간 윤석열씨 측이 낸 입장문은 "불법 수사, 불법 체포, 불법 구속"으로 요약됩니다. 특검이 불법이기 때문에 불법적인 특검 수사와 영장 집행에 저항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특검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검법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체포·구속영장은 법원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겁니다. 특검의 수사도 정당한 법 집행인 겁니다. 오히려 윤씨의 행태는 12·3 불법 계엄을 일으키고, 경호처를 동원해 체포영장을 저지시킨, 법치를 무시했던 기존 태도와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입니다.
윤석열씨가 지난달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씨에 대한 김건희특검의 체포영장 집행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습니다. 특검은 지난 7일 오전 8시25분쯤 윤씨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으나 피의자 윤씨의 완강한 거부로 부상 등을 우려, 1시간15분 만에 집행을 중단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7일까지로 지정된 체포영장 기한도 끝났습니다.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이 무위에 그치자 윤씨의 법률대리인단은 기다렸다는 듯이 특검의 체포 시도가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윤씨 법률대리인단은 8일 입장문을 내고 "2025년 8월7일 소위 '광화문 특검'이 구속 수감 중인 대통령에 대해 자행한 강제인치 시도는 명백한 불법이자 전직 국가원수에 대한 신체적 학대"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법무부도 불법행위의 공범이라고 몰았습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교정당국에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하라고 한 걸 트집 잡은 겁니다. 윤씨 법률대리인단은 "특검과 법무부 장관이 직접 지휘를 받는 교도관들에게 불법을 사주한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으로 엄정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향후 형사고발 및 헌법소원 등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여 책임을 묻고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특검은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피의자가 완강히 거부할 경우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법원이 그런 가능성까지 고려해 영장을 발부했다는 겁니다. 오정희 특검보는 지난 1일 윤씨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에 실패한 후 기자들과 만나 "체포영장에 응하지 않을 경우 물리력 행사를 할 수도 있다"며 "(피의자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조사 자체가 타당하고, 법원에서도 영장을 발부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윤씨 측이 특검의 수사를 불법으로 몰아가는 건 공권력의 절차적 정당성을 훼손하고 스스로를 피해자로 규정해 구명의 기회를 얻으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더구나 윤씨 측 태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내란특검이 소환 조사를 거부하는 윤씨를 강제인치 하겠다고 경고하자 윤씨 측 법률대리인단은 지난달 15일 입장문을 내고 "공권력을 행사하는 특검이 적법 절차를 준수하고, 피의자와 변호인들에 대한 부당한 겁박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법조계에선 정작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은 건 윤씨라는 본인이라는 지적입니다. 윤씨는 12·3 계엄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그를 체포하기 위해 진입하자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을 동원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막았습니다. 윤씨는 이 과정에서 공수처에 위압감을 주고자 경호처 직원들에게 "총기 보여주라"라는 지시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행위는 내란특검이 지난달 6일 청구한 구속영장 청구서에도 담겼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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