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첫 대통령 부부 구속 초읽기
특검, 김건희 구속영장 청구…소환조사 하루 만
김건희, 6일 김건희 특검 조사서 혐의 '전면 부인'
영장심사는 12일 오전 10시10분부터 중앙지법서
2025-08-07 16:52:46 2025-08-07 18:58:56
[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김건희 특검이 7일 김건희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앞서 김씨는 지난 6일 전·현직 대통령 배우자가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에 공개 소환됐습니다. 김씨는 소환 조사 하루 만에 구속영장 청구된 겁니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 김씨가 구속된다면,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불명예 기록을 쓰게 됩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받는 김건희씨가 6일 김건희 특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오후 1시21분쯤 김건희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습니다. 특검은 김씨에게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 등을 적용했습니다. 특검은 오후에 열린 브리핑에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는 "법에 (구속) 요건 규정돼 있고, 충족된다고 생각해 (영장을) 청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전날인 6일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지 하루 만에 이뤄졌습니다. 김씨는 전날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7시간23분가량 조사를 받았습니다. 
 
특검은 당시 조사에서 김씨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씨가 관여한 공천 개입 의혹 △건진법사 청탁 의혹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순방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등 재산 누락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김씨는 조사에선 자신에게 제기된 범죄 혐의들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검은 특히 여러 의혹 가운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가장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해당 의혹에 관해서도 "주가조작을 하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이에 특검은 김씨와 미래에셋 증권사 직원의 녹음 파일을 제시하며 "사전에 알았으니까 40%나 수익을 주기로 한 것 아니냐"고 파고들었고, 그럼에도 김씨는 "정황 증거일 뿐 직접 증거가 될 수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김씨는 주가조작 세력이 연락을 주고받은 후 7초 만에 자신의 계좌에서 주식 8만주가 매도된 '7초 매매'에 대해서도 '우연이었다'는 입장입니다. 
 
김씨는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등 재산 누락 등 의혹에 대해서도 "모친에게 선물한 모조품을 다시 빌려 착용한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번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씨가 대통령으로 재직하고 있던 시기의 김씨의 해명과 최근 주장은 크게 다릅니다. 
 
이 사건은 지난 2022년 6월 나토 순방에서 김씨가 반클리프아펠 목걸이를 착용하면서 논란이 됐는데, 해당 목걸이는 6000만원이 넘는 고가였습니다. 공직자 윤리법상 500만원이 넘는 귀금속은 신고 대상인데, 재산 목록에 해당 목걸이는 없었던 겁니다. 
 
이런 논란이 나오자 대통령실은 "김씨가 지인에게 빌린 것이기 때문에 신고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김씨는 지난 5월 이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에는 "가품 목걸이를 직접 산 것"이라고 진술서를 냈고, 최근에 들어서야 "모친 선물용으로 구입했고 이를 빌려 찼다"고 말하고 있는 겁니다. 
 
특검은 2022년부터 목걸이에 대한 김씨의 해명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는 점을 근거로, 그의 진술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씨의 진술이 여러 차례 바뀐 것과 더불어 반클리프아펠 목걸이가 김씨의 오빠 김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발견되는 등의 정황으로 봤을 때, 특검은 김씨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까지 신속하게 청구했다는 분석입니다. 
 
김씨는 윤석열씨와 함께 2022년 6월 보궐선거와 2024년 4월 총선에서 김영선 전 의원과 김상민 전 검사가 각각 공천을 받을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입니다. 
 
특검은 명태균씨가 지난 20대 대선 기간 윤씨에게 68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제공한 대가로 김 전 의원 공천을 부탁받고 실행해준 걸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검 조사에서 김씨는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요청한 적 없다. 명씨가 자체적으로 해서 단순하게 (대선 캠프로) 공유한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김씨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한 통일교 청탁 의혹도 부인했다고 합니다. 
 
특검은 김씨를 상대로 첫 피의자 조사 이후 추가 소환도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각 조사 사이 최소 3~4일의 휴식 일정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조사의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걸로 보입니다.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은 오는 12일 오전 10시10분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됩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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