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시작부터 '국힘과 전쟁' 선포…정국 급랭
정청래 "추석 전 개혁 과제 완수 이행할 것"
국민의힘 의원들, 정당 해산에 "있을 수 없어"
본회의서 쟁점 법안 놓고 여야 갈등 고조
2025-08-04 18:12:28 2025-08-04 19:19:42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정청래 민주당 신임 당대표 체제가 출범부터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정국의 긴장도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4일 본회의에서는 그동안 국민의힘이 반대했던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이 끝내 상정됐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등에 맞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로 맞섰습니다. 정청래호의 출범부터 정국이 경색되는 모습입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3대 개혁 전광석화 같이"…협치 걷어찬 정청래 '취임 일성'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정부와 원팀, 당정대가 하나 돼 회복과 성장이 함께하는 대한민국 만들어가겠다"며 "3대 개혁과 당원주권정당특별위원회를 즉시 가동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날 각 특위 위원장을 소개했습니다. 먼저 검찰개혁특위에는 민형배 위원장이, 언론개혁특위엔 최민희 위원장, 사법개혁특위에 백혜련 위원장, 당원주권정당특위에는 장경태 위원장이 임명됐습니다. 
 
이어 "검찰과 언론, 사법 개혁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며 "3대 개혁 모두 개혁의 방향과 내용이 이미 구성돼 있고,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과 내란 사태를 겪으면서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특위에서 종합적인 개혁 방안을 잡고 진행한다면 국민께 약속드린 '추석 전 완수'라는 시간 안에 개혁을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그는 지난 2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수락 연설을 통해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며 "내란 세력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 헌법을 파괴하려 했던 자들이 사과와 반성을 먼저 해야 하며, 그렇지 않는다면 그들과 악수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대표로 선출된 후 통상적으로 이뤄졌던 여야 당대표 만남도 갖지 않을 것이란 뜻도 내보였는데요. 정 대표는 "지금 내란과 전쟁 중으로 여야 개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헌법을 파괴하려는 세력과 이를 수호하려고 하는 세력이라면 저는 국민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고 당원이 가라는 대로 갈 뿐"이라고 전했습니다. 
 
또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 해산 심판 청구 가능성도 열어놨습니다. 정 대표는 "특검을 통해 윤석열뿐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에 내란 동조 세력이나 내란 방조자, 내란 협력자들이 있다는 게 밝혀진다면 자연스럽게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그때 당대표로서 현명하게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야당 의원들 일제히 반발…"야당 궤멸시키려는 행위"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제히 반발했습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3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정 대표를 향해 "집권 여당 대표가 협치 대상이 없다는 식으로 말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얘기"라며 "우리가 여당일 때는 야당이 대변하는 국민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려고 했는데, 정청래 대표는 그런 의식이 굉장히 약한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떻게든 야당을 궤멸시키려는 생각만 가득 차 있으면 정국은 격랑의 소용돌이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습니다. 위헌정당 해산심판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는데요. 다만, 오는 22일에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일부 인사가 '윤석열씨'를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당 밖에 있는 사람을 자꾸 논의하고 편을 나누는 것 자체가 누워서 침 뱉기"라며 당권 주자들을 향해 당부의 말을 덧붙였습니다. 
 
당권 주자로 나선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도 정 대표를 향해 "첫 일성부터 망언"이라며 직격했습니다. 그는 "거대 여당의 사령탑을 맡은 사람이 '야당과 손잡지 않겠다', 이는 곧 선전포고"라며 "거대 의석을 앞세워, 더 노골적인 의회 독재와 입법 폭주를 예고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계엄 옹호·당 해산 등에 대해서는 "우리 당 해산을 운운하는데, 거듭 국민들께 사과드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날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는 각각 의원총회를 열었는데요. 민주당은 앞서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국민의힘에 맞서 쟁점 법안 처리를 앞당기기 위해 머리를 맞댔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막기 위해 강경파 지도부 구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전열을 가다듬었습니다. 본회의가 시작되자 여당 주도로 민생법안을 먼저 통과됐습니다. 이후 쟁점 법안 중 방송3법을 먼저 상정했습니다.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편성위원회 및 방송 편성 규약과 관련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고 개정안을 소개했는데요. 반면 국민의힘에서 이를 반대하는 입장으로 필리버스터에 나섰습니다. 첫 주자로 신동욱 의원이 단상에 올랐습니다. 그는 "우리 당은 지금 이 법안을 막을 어떤 힘도 없다"며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숫자가 아무리 우세해도 숫자로만 밀어붙이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배웠다"고 반대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7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의 방송3법 반대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해도 국회법상 24시간이 지나면 표결을 통해 이를 종결할 수 있습니다.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필리버스터가 종결되는데,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했기 때문에 종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필리버스터가 종결되면 법안 처리를 위한 표결이 시작될 에정입니다. 다만 한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만 종결시킬 수 있어, 5일에 끝나는 7월 임시국회 내에서는 법안 처리가 1건만 가능한 상황이라,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은 8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