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연 기자] 서울대공원 동물들이 '특식'을 받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건강 관리를 위한 여름 특식입니다.
서울대공원은 1일부터 동물원 내 15곳 사육장 100여종의 동물을 대상으로 총 920㎏ 규모의 특별식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동물의 식성에 따라 구성되며 단백질이 풍부한 우족과 닭고기, 수분과 영양이 가득한 과일과 채소 등이 포함됐습니다.
기온이 33도를 웃도는 날씨가 이어지면서 사람도 지치는 형국에 동물들도 더위 피하기에 비상이 걸린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서울대공원이 폭염에 따른 스트레스와 면역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동물별 맞춤형 식사와 행동 풍부화 활동을 준비한 겁니다.
맹수사에서는 시베리아 호랑이에게 전해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얼음 케이크가 준비됩니다. 얼음을 통해 체온을 낮추고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우족과 생닭 등 육류로 구성된 맞춤 건강 보양식도 함께 마련됩니다.
아시아코끼리 3마리가 생활하고 있는 대동물관에서는 수영장을 활용한 여름 특식이 주어집니다. 사육사들은 커다란 수영장에 사탕수수를 던져주고, 코끼리들은 가라앉은 먹이를 찾기 위해 물속으로 잠수합니다. 이를 통해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야생의 습성을 유도하고, 더위를 해소하는 동시에 먹이 활동의 즐거움을 더합니다.
해양관에서는 오타리아와 점박이물범 등을 위해 살아 있는 메기가 제공됩니다. 이는 살아 있는 먹이를 쫓는 활동을 통해 활동성을 높이고, 야생의 본연인 사냥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서입니다.
8월1일 서울대공원은 하마가 여름 특식으로 준비된 과일을 먹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서울시)
하마에게는 여름철 활력을 북돋기 위한 수박 등 다양한 과일이 제공됩니다. 또 소형 동물인 미어캣에게는 사육사들이 제작한 구조물에 생닭을 매달아 놓습니다. 미어캣이 먹이를 탐색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도록 유도합니다.
서울대공원은 이처럼 단순한 먹이 제공을 넘어, 동물들의 활동성과 자연스러운 행동을 유도하는 행동 풍부화 활동의 하나로 이번 여름 특식을 구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동물들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식으로 여름철 사육 환경을 개선하고 있는 겁니다.
박진순 서울대공원 원장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동물들도 기력이 많이 약해졌을 것이다. 이번 특별 영양식으로 동물들이 건강하게 여름을 잘 날 수 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먹이 풍부화를 통해 동물이 더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대공원은 매년 여름 동물들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계절에 맞는 맞춤식과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날씨 상황에 따라 관련 조치를 지속할 방침입니다.
정재연 기자 lotu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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