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경동나비엔(009450)이 미래 주거 시장의 핵심 변수로 '온도'보다 '습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위해 습도 조절 기술을 앞세운 제품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데요. 기후 변화와 생활 패턴 변화에 맞춘 차별화된 습도 관리 솔루션으로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습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후와 생활 패턴의 변화로 인해 국내 건축 시장에서도 실내 습도 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기상청은 21세기 말에 장마 강수량이 최대 25%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장마·폭우 등 불규칙한 기상과 더불어 실내 생활 시간이 늘어나면서 단순 체온 유지가 아닌 습도 및 공기질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건축 기술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겁니다.
국내 주거 구조상 부엌과 거실이 붙은 형태가 일반화되면서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휘발성 유기화합물·라돈 등 다양한 오염원이 실내 전체로 확산되기 쉽습니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어도 외부 미세먼지, 높은 습도, 소음 등으로 관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죠.
특히 한반도의 장마와 높은 강수량은 곰팡이·세균 번식뿐만 아니라 호흡기 질환과 알레르기 위험까지 높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외래 곤충과 식물 유입도 기후 변화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임종옥 원광대 생명환경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간 한반도에서는 장마 시기가 뚜렷하지 않고, 국지적인 폭우와 건조 현상이 번갈아 나타나는 패턴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동남아시아처럼 기후가 변하고 있다는 단정은 아직 어렵지만, 온도·습도 변화로 인해 원래 국내에 없던 외래 곤충·식물의 유입과 정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7월 기상관측이 처음 이뤄진 1908년 이후 117년 만에 7월 열대야일 최다 기록(22일)을 세웠다. (사진=뉴시스)
이러한 흐름에 맞춰 경동나비엔이 출시한 '제습환기청정기'는 기존 열교환기 설치 공간에 맞춰 신축·기존 주택 모두에 적용이 가능합니다. 이 제품은 창문 개방 없이 환기와 공기 청정, 제습을 동시에 구현하며 여름철에는 습도 조절, 겨울철에는 환기와 난방 효율을 높여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경동나비엔 측은 겨울철 난방 중심 시장을 넘어 여름철 제습까지 커버할 경우 시장 규모가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신제품의 핵심은 '듀얼 제습 솔루션'인데요. 냉각 제습과 데시컨트 제습을 두 단계로 적용해 실내 온도 변화 없이 40~60%의 상대습도를 유지합니다. 기존 제습기나 에어컨과 달리 온도를 크게 낮추지 않고 체감온도를 높이지 않은 채로 습도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강점입니다. 이를 통해 여름철 불필요한 냉방을 줄여 에너지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경동나비엔은 1988년 콘덴싱 보일러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대기질 개선과 에너지 절감에 기여해왔습니다. 이후 환기·청정·요리 매연 관리까지 통합하는 '통합 공기질 관리' 전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모든 제품을 연동하는 '통합 생활 환경 솔루션'을 개발하며, 더욱 정교한 주거 환경 제어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는 "한국 주거 환경에서는 습도 관리가 쾌적함과 건강의 핵심"이라며 "온난화로 강수량이 증가할수록 건축물은 더 정교한 환경 제어 시스템을 필요로 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공기와 습도를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이 미래 건축의 필수 요소가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제습환기청정기를 중심으로 난방·온수, 주방기기, 숙면매트, 홈 네트워크 등 전 제품을 연동하는 솔루션을 구현하겠다"며 "향후에는 냉방 기능까지 결합한 콘덴싱 에어컨으로 진화해 제습환기청정기 한 대로 실내 공기질 관리와 에너지 절감 효과까지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동나비엔이 지난달 출시한 제습환기청정기 내부 모습. (사진=신대성 기자)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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