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국내 독자 개발 우주발사체 ‘누리호’의 기술을 25일 이전받았습니다. 국내 최초 우주발사체 전주기 기술의 첫 민간 이전 사례로,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가 민간 주도 단계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집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5일 누리호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항우연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개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계약은 기술료 240억원에 2032년까지 누리호를 제작하고 발사할 수 있는 통상실시권을 넘기는 비독점 계약입니다. 기술이전 목록은 양측 협의로 누리호 설계, 제작, 발사 운영 등 발사체 개발 전 주기 기술이 포함됐으며 관련 기술 문서만 1만6050건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설명했습니다.
다만 누리호 발사대, 추진 및 엔진 시험설비 운용 및 시험 기술, 참여 업체별 고유 기술 등 누리호 제작과 관련 없는 기술은 이전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누리호는 개발에 국비 약 2조원을 투입했지만, 기술이전료는 이전 대상 기술 개발에 직접 투입된 연구개발(R&D)비를 기준으로 산정됐습니다.
기술 가치 확인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지정 기술평가기관 가치평가를 거쳤으며, 이를 바탕으로 양측이 협상해 기술료 총액을 240억원으로 합의했습니다. 통상실시권 시점을 2032년까지로 설정한 것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 종합 기업으로 참여 중인 차세대 발사체의 개발 완료 시점인 2032년에 맞춘 것으로 풀이됩니다.
누리호는 2010년부터 2023년까지 13년에 걸쳐 항우연 주도하에 300여 민간기업이 참여해 함께 개발한 우주 발사체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3~6차 반복 발사를 통해 기술과 노하우를 민간에 전수하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의 체계 총괄 기업으로 참여 중으로, 이번 기술이전은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우연과 누리호 연속발사를 공동 수행하면서, 누리호 개발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 축적된 경험을 체계적으로 이전받고 교육과 세미나 등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한화는 이번 기술이전을 바탕으로 민간 주도 우주산업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고 ‘우주 수송 서비스-위성체-위성 서비스’로 연결되는 우주사업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항우연이 오랜 기간 쌓아온 기술력과 끊임없는 개발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기술이전을 바탕으로 누리호의 기술 및 비용 경쟁력을 지속 향상해 상업 발사 서비스를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상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누리호 기술 이전은 공공이 축적한 성과가 민간으로 확장되는 분수령이자 국내 발사체 산업 생태계 역량 강화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누리호 기술이 성공적으로 이전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는 한편 올 하반기 누리호 4차 발사 준비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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