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관세 협상 타결 소식에…시름 깊어지는 에너지·철강
일, 알래스카 프로젝트 참여 결정…압박↑
철강제품 관세 50% 그대로…부정적 신호
2025-07-24 14:18:23 2025-07-25 11:49:10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미국과 일본이 관세 협상을 최종 타결하면서, 국내 에너지업계와 철강업계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이 미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합의하면서 한국 역시 동참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고, 철강 관세는 50% 수준으로 그대로 유지되면서 국내 철강업계도 실익 없이 수출 부담만 안게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시바 시게루(왼쪽) 일본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3일(현지시각) 발표된 미일 관세 협상 합의안에 따르면, 일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미국과 조인트벤처(JC)를 만들어 공동 투자 형태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 역시 향후 있을 통상 협상 국면에서 알래스카 프로젝트 참여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앞서 지난 3월 대만도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와 LNG 구매·투자의향서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동아시아 동맹국 중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공식적으로 참여를 밝히지 않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합니다.
 
문제는 해당 프로젝트의 사업성에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는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초기부터 주도했던 미국의 에너지 기업 엑손모빌(ExxonMobil)조차 경제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습니다. 또 일본과 대만이 참여한 것처럼, 다국적 컨소시엄 형태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질적인 수익 구조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현재까지도 미 정부는 사업성을 입증할 구체적인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민동준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명예교수는 “구체적인 자료도 없는 데다 다국적 컨소시엄이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 실질적인 수익 구조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며 “초기 투자 비용도 적지 않은데, 미국이 투자비 일부를 국내 기업에 떠넘길 경우 자금 회수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관세 협상 타결로 철강업계의 부담도 커졌습니다. 미일 협상에서 철강 품목에 대한 관세는 기존대로 50%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됐습니다. 일본은 미국과 협상에서, 철강 부문만큼은 관세 인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입니다. 이 같은 결과는 향후 진행될 한국과 미국 간 ‘2+2 통상 협의’의 향방에도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게다가 25일 예정돼 있던 통상 협의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으로 돌연 취소되면서, 협상에도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든 입장을 바꿀 수 있는 인물이라, 앞으로 상황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국가별로 협상 결과가 제각각인 만큼, 정부의 협상 추이를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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