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하투’ 전운…8월 휴가 직후 ‘분수령’
HD현중, 잠정합의안 부결…교섭 지속 중
조선노연 8개사 중 한화오션 협상 타결
2025-07-25 15:13:04 2025-07-25 15:46:00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슈퍼 사이클(호황기)’에 접어든 국내 조선업계에 ‘하투(여름 투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한화오션을 제외한 7개 조선사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여름휴가에 돌입하면서, 협상 시점도 업계 공통 휴가 기간인 7월 말~8월 초 이후로 미뤄지는 분위기입니다. 업계는 8월 초순, 여름휴가 직후 약 일주일을 파업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 후 개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
 
최근 한화오션을 제외한 주요 조선사들이 임단협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임단협은 8월 초순 이후로 미뤄졌습니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HD현대중공업 노사가 마련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전체 조합원 6551명 중 6193명(94.5%)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63.8%(3949명)가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찬성은 2203명(35.6%), 무효표는 41명(0.7%)로 집계됐습니다. 앞서 노사는 지난 18일 교섭에서 △기본급 13만3000원 인상(호봉승급분 3만5000원 포함) △격려금 520만원(상품권 20만원 포함) △특별 인센티브 약정 임금의 100% 지급 등을 담은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습니다.
 
조선업계 맏형 격인 HD현대중공업의 임단협이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한화오션을 제외한 7개 조선사 협상 일정도 결국 공통 휴가철인 7월 말~8월 초 이후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주요 8개 조선사 노조가 소속된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에 따르면, HD현대미포조선과 HD현대삼호중공업 노조는 HD현대중공업의 협상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타결 시기에 맞춰 교섭에 나설 계획입니다.
 
지난 18일 조선업계 총파업 당시 인수 문제 등 내부 사정으로 참여하지 않았던 케이조선도 여름휴가 이후 본격적으로 교섭에 나설 전망입니다. 케이조선은 이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같은 조선노연 소속인 HJ중공업, 삼성중공업, HSG성동조선 등은 파업권을 확보했거나 현재 확보 중인 가운데, 사측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만 뚜렷한 진전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역시 휴가 종료 이후 교섭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노연은 휴가 종료 후 일주일가량을 ‘분수령’으로 보고 있습니다. 각 사별 노조 측은 한화오션의 타결 내용을 기준 삼아 교섭안을 논의 중이며, 이 기간 내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한 조선노연 관계자는 “휴가가 끝난 뒤 일주일 정도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한화오션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각자 협상 전략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측은 노조와의 원만한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평화로운 마무리를 위해 협상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교섭이 원활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화오션은 노조 조합원 투표 결과 61.7%의 찬성으로 임금 교섭안이 최종 타결됐다고 지난 24일 밝혔습니다. 주요 내용은 △월 기본급 12만3262원(승급·승격분 2만3262원 포함) 인상 △일시금 520만원 지급 △가족수당(배우자 1만5000원·자녀 1만원) 인상 △현장수당 직급별 1만원 인상 △직무환경 수당 신설 △정년 후 1년 촉탁 채용(65년생) 등입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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