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달러’ 인도 시장 열린다…K조선 출항 '예고’
유조선 112척 발주…‘수혜’ 가능성↑
“구체 내용 없어…장기 관점 필요”
2025-06-04 14:22:45 2025-06-04 17:31:23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인도가 세계적인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중국과의 영토 분쟁으로 인도 내 반중 정서가 강한 데다 미국이 중국의 해양 패권을 견제하기 시작하면서, 인도의 선박 발주가 중국으로 향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 때문입니다. 다만 인도와 한국 간 구체적인 협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으며, 인도의 정치·문화적 특성을 고려할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한 원유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최근 인도 정부는 2023년 10월 발표한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에 따라, 한국과 일본 조선소와의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정책은 인도가 세계적인 해양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25년간의 종합 전략으로, 조선·해운·항만 전 분야에 걸쳐 약 80조루피(약 1300조원) 규모의 투자가 추진될 예정입니다. 
 
해당 정책에 따르면, 인도는 현재 세계 20위 수준인 조선업 순위를 2030년까지 10위, 2047년까지 5위권 안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현재 약 1500척 규모인 상선을 2047년까지 2500척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인도 정부는 100억달러(약 13조7830억원)를 투입해 2040년까지 자국 조선소에서 유조선 112척을 건조, 현재 5%에 불과한 자국산 유조선 비중을 2030년까지 7%, 2047년까지는 69%까지 끌어올릴 방침입니다. 
 
인도의 조선업 투자 움직임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도 기대감이 일고 있습니다. 인도는 현재 28개의 조선소가 주로 중소형 선박을 건조하고 있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이나 컨테이너선 건조를 위한 인프라와 기술이 아직 부족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인도 정부는 기술력을 끌어올릴 때까지는 한국과 일본, 중국 조선업계와 협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지난해 12월 인도 항만해운수로부 차관과 인도 최대 국영 코친조선소 대표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은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을 차례로 찾은 바 있습니다. 
 
다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장밋빛 전망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인도 측 인사와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이후로 진전된 것은 없다”며 “협력은 아직 먼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또 이장현 인하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인도의 정치·문화 특성상 정부가 정책을 제시해도 고꾸라지는 경우가 많다”며 “인도와 협력하려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켜봐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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