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종식 대선, 여혐으로 끝났다…‘분열 극복’ 과제
이준석, TV 토론 중 '여성 혐오' 발언
유시민, 설난영 평가하다 여성 비하도
2025-06-01 17:22:25 2025-06-01 17:22:25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진보정당들이 자신을 상대로 발의한 징계안에 대해 입장 발표를 마치고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유정 기자] 12·3 비상계엄 이후 '내란 종식'이 제1과제였던 6·3 조기 대선이 '여성 혐오' 논란으로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이에 차기 정권은 양극화된 이념 갈등뿐만 아니라 여성과 남성 갈라치기 등 '분열 극복' 과제를 떠안았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31일 인천 중구 월미도에서 유세를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개혁신당 제공)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6·3 조기 대선…막판 '여성 혐오' 화두
 
1일 정치권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씨 탄핵으로 촉발된 '장미 대선'의 제1과제는 내란 종식이었는데요. 그러나 대선 막판, 여성 혐오 논란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지난달 27일 3차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의 발언이 시발점이 됐습니다. 그는 이날 토론 도중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에게 "어떤 사람이 여성의 XX나 이런 곳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고 하면 여성 혐오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권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토론 종료 후 권 후보는 "상대 후보를 비방하겠다는 의도로 여성 혐오 발언을 공중파 TV토론 자리에서 필터링 없이 인용한 이준석 후보 또한 여성 혐오 발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토론을 누가 듣고 있는지 단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할 수 없었을 발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정치권에서 그의 여성 혐오 발언을 두고 지적이 잇따르자, 이준석 후보는 "불편한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난달 28일 여의도공원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순화해서 표현한 것이고, 어떻게 더 순화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주장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순화할지 다른 제안이 있다면 고민해 보겠지만, 그대로 옮겨서 전한 것이기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제 입장에서는 그런 언행이 만일 사실이라고 한다면 충분한 검증이 필요한 사안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준석 후보의 미지근한 사과에 논란은 더 커졌습니다. 이에 그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창작한 것이 아니라,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장남 이동호 씨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의 순화된 버전"이라며 "워낙 심한 음담패설에 해당하는 표현들이라 정제하고 순화해도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마저도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재차 사과했습니다. 다만 "제가 한 질문 가운데 어디에 혐오가 있나. 정말 성범죄자로 지탄받아야 할 사람은 누구냐"고 덧붙였습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항소심 공판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시민, 설난영 여사 향한 발언…여성 비하 논란도
 
진보진영의 스피커 역할을 하는 유시민 작가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에 대한 발언으로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유 작가는 지난 28일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설 여사가 남편을 잘 만나 신분 상승을 했고 대선후보 배우자까지 되자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습니다.
 
유 작가는 "설씨는 구로공단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이었고 김 후보는 학출(대학출신) 노동자였다"며 "설씨가 생각하기에 김 후보는 자신과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 그런 남자와의 혼인을 통해 '내가 좀 더 고양됐다'고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 작가는 "원래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온 것이다. 유력 정당의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난영 씨 인생에 있어서 갈 수 없는 자리"라며 "이 사람 지금 발이 공중에 떠 있다. 한마디로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두고 좌우 진영과 노동·여성계에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유 작가는 "표현이 거칠었던 건 제 잘못"이라며 "좀 더 점잖고 정확한 표현을 썼더라면 비난을 그렇게 많이 받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해명했습니다.
 
결국 어느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 되든, 갈라진 광장의 통합이 최대 과제로 남은 건데요. 다만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논란되는) 여성 비하는 선거에서 나타나는 막말 리스크"라며 "군 가산점제 등은 서로 논쟁을 벌이면서 생산적인 이슈로 갈 수 있는 문제지만, 성적 비하는 그냥 범죄"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생산적인 젠더 갈등이 아니고 성인지 감수성이 낮은 자들의 범죄"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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