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1위 ‘삼다수’ 판권 나왔다…막 오른 '물 전쟁'
제주개발공사, 투명한 입찰로 ‘최적 파트너’ 찾기 주력
광동제약, 유통권 상실 시 경영 전반 ‘대격변’ 예고
2025-05-30 16:49:16 2025-05-30 17:14:23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제주삼다수’가 12년 만에 유통 파트너 교체를 추진하면서 생수 유통 시장에 대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제주개발공사는 현재 삼다수 유통을 맡고 있는 광동제약과의 계약을 올해 말 종료하고, 유통사를 새로 선정하기 위한 공개 입찰에 나섰죠. 이에 따라 기존 유통사의 방어와 잠재 경쟁자들의 공세가 맞물리며, 유통권을 둘러싼 치열한 ‘물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제주도외 국내지역에서 제주삼다수의 유통을 담당할 위탁판매사를 선정하기 위해 이달 30일부터 6월 4일까지 5일간 사전규격공개를 진행하는데요. 이번 입찰은 단순 유통 권한을 넘겨주는 형태가 아니라, 유통 전략과 물류 인프라, 브랜드 마케팅 능력 등 복합적인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제주개발공사는 “투명한 절차를 통해 전략적 파트너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삼다수를 유통 중인 광동제약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입니다. 2013년부터 삼다수를 맡아온 광동제약은 ‘4년 계약 + 1년 연장’ 조항과 함께 두 차례 재계약을 체결하며 12년간 브랜드 유통을 맡아왔는데요. 
 
첫 해였던 2013년 삼다수 유통 매출은 1257억원이었지만, 지난해 기준 3197억원까지 급증하며 154% 성장했죠. 삼다수는 광동제약의 대표 수익원이 됐고, 회사 전체 매출 9748억원 중 33%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계약 연장 없이 신규 입찰로 전환되면서, 광동제약도 경쟁사들과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마트 내 삼다수가 진열되어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먹는 샘물 1위…경쟁사들 '황금알 낳는 거위' 삼다수에 눈독
 
삼다수는 원래 농심이 1998년부터 유통을 맡아온 브랜드였습니다. 당시 생수 시장은 막 태동하던 단계였고, 농심은 삼다수를 통해 생수 사업의 저변을 확장하는 데 기여했죠. 그러나 제주개발공사는 2012년을 끝으로 농심과의 계약을 종료했고, 이후 2013년부터 광동제약에 유통을 맡겼습니다.
 
농심은 삼다수 유통 종료 후 가만히 있지 않았는데요. 자체 브랜드인 '백산수'를 론칭하며 생수 시장에 본격 재도전 했습니다. 하지만 삼다수가 워낙 강력한 브랜드였던 만큼 백산수는 아직까지 후발주자로 머무르고 있죠.
 
때문에 삼다수 유통 입찰을 앞두고 업계에서는 물밑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유통망을 갖춘 대형 식품·유통기업들은 물론, 홈쇼핑·이커머스 기반 플랫폼 기업까지 입찰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데요. 특히 과거 삼다수를 유통했던 경험이 있는 농심을 비롯해, 생수 브랜드 ‘아이시스’를 보유한 롯데칠성음료, 대규모 물류망을 갖춘 쿠팡, 신세계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됩니다. 온라인 유통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플랫폼 역량을 중시하는 입찰 평가 방식은 이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업계 관계자는 “삼다수는 브랜드 인지도가 거의 압도적인 수준으로, 유통권을 확보하면 단기간 내 매출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며 “제주개발공사도 이번 입찰에서 가격뿐 아니라 파트너사의 물류 역량, 환경친화적 운영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광동제약 계약 실패시 매출 33% 날라가
 
광동제약 입장에서 삼다수 유통권은 단순한 매출원이 아닌데요. 삼다수 매출 3197억원은 단일 품목으로는 이례적인 규모이며, 생수 유통이 회사 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만들어주는 구조죠.
 
만약 이번 입찰에서 유통권을 잃게 되면, 회사 전체 매출의 3분의 1이 사라지는 셈이며, 이는 투자 여력·신제품 개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광동제약은 입찰 재도전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2021년에도 연장 실패 후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던 전례가 있죠.
 
제주개발공사가 계약 연장 대신 신규 입찰을 선택한 배경에는 유통 다변화와 경쟁력 강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는게 업계 중론입니다. 과거 독점 유통에 따른 정체성과 시장 대응력 한계가 지적됐던 만큼, 공사는 파트너 교체를 통해 브랜드 확장을 도모하려는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삼다수는 이미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40%를 넘나드는 ‘절대 강자’지만, 소비자 트렌드 변화와 친환경 물류, 온라인 중심 유통 구조 전환 등은 향후 대응력을 시험하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현재 분위기로 볼 때 광동제약의 연속 수성도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기존 유통에 불만을 가져온 일부 지자체·소비자 단체 의견과, 유통의 혁신성을 요구하는 제주개발공사의 기조를 고려할 때 변화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입니다. 
 
삼다수 유통 입찰의 승패는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브랜드 파워를 어떻게 확장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 제안서에서 결정될 전망인데요. 물류 효율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디지털 채널 활용 능력 등 종합적 역량이 요구되는 바죠.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삼다수는 제주도 공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로서, 단순한 일반 기업 상품과는 차별화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제주도의 경제 발전과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을 우선적으로 선정해야 하며, 나아가 수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도 확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을 선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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