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사이언스)촉매 없이도 그린수소 생산
서울대·건국대 연구팀, 획기적인 수전해 전극 운전 기술 개발
2025-05-30 09:55:21 2025-05-30 13:56:50
(왼쪽부터)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한상휘 박사(제1저자), 건국대학교 화공학부 이장용 조교수(교신저자),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류재윤 조교수(교신저자),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윤제용 교수(교신저자). (사진=서울대학교)
 
[뉴스토마토 임삼진 객원기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 윤제용·류재윤 교수팀이 고성능 귀금속 촉매 없이도 효율적으로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수전해(水電解) 전극 운전 기술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습니다. 이 기술은 건국대학교 이장용 교수팀과 공동 연구로 이루어졌으며,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23일 게재됐습니다. 
 
수전해는 물을 전기분해해 친환경 수소를 생산하는 핵심 기술로, 탄소중립을 위한 대한민국의 12대 국가 전략기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기존 방식은 고가의 귀금속 촉매가 필요해 생산 비용이 높고 내구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촉매 없이 상용 니켈(Ni) 전극만을 활용한 ‘전기화학적 활성화(Electrochemical Activation, EA) 운전법’을 독자적으로 개발했습니다. 핵심은 니켈 전극에 주기적으로 ‘쉬는 시간’을 주는 ‘동적 분극 제어(Dynamic Polarization Control)’ 방식입니다. 짧은 시간 약한 환원 전압을 가해, 전극 표면에 수산화칼륨 전해질 속 철(Fe)이 다시 결합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극 스스로 고성능 촉매층을 형성하고 자기 회복하는 ‘자가 치유(Self-healing)’ 효과를 실현합니다. 
 
연구진이 이 운전법을 적용한 결과, 촉매를 도포하지 않은 니켈 전극만으로도 기존의 니켈-철 수산화옥시화물(NiFeOOH) 촉매에 버금가는 우수한 성능을 얻었습니다. 수전해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인 산소 발생 반응(Oxygen Evolution Reaction)의 효율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고가 촉매나 복잡한 제조 공정 없이도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수소 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EA 운전법의 메커니즘(왼쪽), 수전해 시스템의 일반 운전법과 연구팀이 개발한 EA 운전법(EA operation)의 내구성 비교(오른쪽). (사진=서울대학교)
 
실제 이 기술이 적용된 수전해 셀은 1A/cm²의 고전류 조건에서도 10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습니다. 이는 기존 기술 대비 현저히 우수한 내구성을 의미하며, 장기적인 수소 생산 공정의 신뢰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 것입니다. 또한 25cm² 면적의 3-스택 셀에서도 수백 시간 이상 우수한 내구성을 입증했습니다. 이는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윤제용 교수는 “이 기술은 고가 촉매 없이도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수소 생산이 가능해 탄소중립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기술 이전과 상용화를 통해 수소 경제 활성화의 기반 기술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공동 연구자인 류재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운전 조건 최적화를 넘어 전극과 전해질 간 복잡한 전기화학적 상호작용을 정밀히 분석해 실제 시스템에 적용한 중요한 응용 연구”라며, “기초 연구에서 산업적 유효성까지 동시에 입증한 모범 사례”라고 평가했습니다. 
 
연구진은 이 연구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개인기초연구사업 및 기초과학연구원의 나노입자 연구단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고 밝혔습니다. 제1저자인 한상휘 박사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 개발을 이어가 글로벌 탄소중립 기술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연구자들이 논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 기술은 ‘지속 가능하고 확장 가능한 수전해 시스템을 구현’함으로써 수소 경제 전환과 글로벌 수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25cm² 면적 3-스택 수전해 셀의 구성 요소(왼쪽), 수전해 운전 중 모습(오른쪽). (사진=서울대학교)
 
임삼진 객원기자 isj2020@kosns.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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