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서울시가 국내 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글로벌 인재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실질적 채용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지 않은 데다 국내의 청년실업 해소가 아닌 외국인 채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울시는 지난 3월부터 온라인 플랫폼 '서울탤런트허브'를 구축해 운영 중입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사업은 생산연령인구(15~64세)의 지속적 감소와 내국인 해외 유출에 선제적 대응과 국내 기업 인력난을 실질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국내 기업과 글로벌 인재의 매칭을 지원, 첨단산업(인공지능·바이오·로봇·핀테크)과 창조산업(웹툰·게임·영화·미디어·확장현실) 분야 인재를 집중 발굴하겠다는 게 서울시 계획입니다.
'서울탤런트허브' 국문 영문 화면. (사진=서울시)
플랫폼은 국·영문 호환 시스템으로 이뤄져 글로벌 인재들의 구직 편의성을 고려했고, 구인을 원하는 기업은 서울탤런트허브를 통해 사업 참여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서울시는 유치된 인재가 서울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비자 체류 자격 설계 △주거·노무·금융 분야 전문가 일대일 상담 △한국어능력시험(TOPIK) 대비 교육 △심리상담과 커뮤니티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서울시의 적극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는 평가입니다. 서울시가 28일 공개한 실적을 보면 지금까지 플랫폼에 참여한 기업은 26개에 불과합니다. 이 가운데 실제로 채용 공고를 등록한 기업은 7곳에 그쳤습니다. 등록된 구인 공고 수는 총 10건인데, 서버 개발, 연구개발, 해외 영업, 재무관리 등 일부 직무에 편중됐습니다. 첨단산업과 창조산업 글로벌 인재 육성 포부와 달리 수요와 연결되지 않고, 특정 기술직군에 한정된 시범사업 수준에 머문 셈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내 청년실업률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현실 속에서 차세대 경제 성장 동력이 될 첨단산업과 창조산업 분야의 국내 인재 육성이 미흡하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통계청이 지난 14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5.3%로, 동월 기준으로는 2021년(43.5%)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1년 전보다 0.9%포인트 떨어지면서 12개월째 하락세입니다. 고용 시장에서 청년실업률은 심각한 방증입니다.
서울시는 창조산업 분야인 콘텐츠 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서울 거주 19~39세 성인 대상 ‘청년 창작자 취·창업 지원사업’을 진행하지만, 1개월 공통과정과 3개월 전문과정 등 교육 기간이 짧아 실무 투입 가능성 회의론도 커 보입니다.
2025년 서울시 해외 인재·국내 기업 상시 매칭 프로젝트 국문 포스터. (이미지=서울시)
서울시는 “서울탤런트허브는 글로벌 인재에게 취업 기회, 국내 기업엔 우수한 인재 확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서울을 ‘글로벌 인재가 정착하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단 포부입니다. 그러나 실제 기업 참여율과 채용 성사율 또한 취업 이후 정착률 등 실질적 성과 지표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번 프로젝트 역시 ‘시스템만 구축된’ 행정적 장치로 머무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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