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율주행버스 확대…정책만 앞서가
기사 상주 자율주행버스…명분과 현실 사이 정책 목적성 흔들려
기술 완성도 안전성 우려 지속…‘24시간 교통체계’ 실현 가능성은?
2025-05-22 14:31:01 2025-05-22 15:08:17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서울시 새벽 출근길 자율주행버스 운행 확대 방침에 인력 수급 여부 및 자율주행 안전성에 대한 원점 점검 필요성이 제기됐습니다. 버스 기사 부족을 메우기 위해 무인버스를 운행하지만 여전히 기사가 상주하는 데다, 상주 기사가 운전을 하지 않는 자율주행이 이뤄지면서 급제동 등 안전성 우려도 대두됩니다. 
 
자율주행버스 확대를 뒷받침하는 기술의 접목은 불완전한데, 정책만 앞서가는 모양새라는 지적입니다.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는 새벽에 출근하는 노동자의 발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며 출발했다. (사진=서울시)
 
운행 노선 확대, 지하철 시간도 조정
 
22일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도입한 새벽 출근길 자율주행버스 A160번이 운행 6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 1만명을 넘겼다고 밝혔습니다.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로 명명된 이 노선은 서울시가환경미화원과 경비원 등 새벽 근로자들을 위해 도입했다”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술로 적극 홍보하는 정책입니다. 시는 “첨단기술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가장 먼저 사용돼야 한다는 오세훈 시장 시정 철학이 담긴 정책이라고 강조합니다. 
 
이에 서울시는 A160번을 시작으로 하반기 3개 노선 추가와 연말까지 자율주행 노선을 1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하반기부터 상계고속터미널, 금천서울역, 은평~양재역 등 기존 혼잡 노선을 일부 단축한 경로에 새벽 자율주행버스를 투입합니다
 
자율주행 노선 확대와 함께 지하철 첫차 시간도 기존보다 30분 앞당긴 오전 5시부터 운행됩니다. 시내버스 첫차가 4시 전후로 운행되는 점을 고려, 버스-지하철 간 새벽 환승 연결 개선 목적입니다. 
 
서울시는 이번 조정이 빠르면 8월부터 시행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번 시간 조정이 서울 지하철 1~8호선 등서울 구간에만 적용된다면서 한국철도공사(KORAIL)와 공항철도 등 수도권 구간에도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도봉구 도봉산역광역환승센터에서 'A160'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대기하고 있다. '자율주행버스'이지만 사진에서처럼 기사가 탑승한 상태이다. (사진=뉴시스)
 
무인 아닌 무인, 안정성 우려 여전
 
하지만 서울시 자율주행버스는 신설 목적에 의문을 갖게 합니다. 새벽 시간대 기사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자율주행버스를 도입했기 때문인데요. 정작 서울시 자율주행버스에는 기사가 상주합니다
 
서울시는 상주 기사에 대해 운행 초창기 사업 정착과 안전사고 등 위험 대비 인력이라고 설명합니다. 어차피 기사가 상주하는 버스라면 굳이 예산을 들여 새로운 자율주행 차량을 준비하지 않고, 기존 버스 운행 시간을 늘려도 됐던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겁니다
 
사실상 유인 버스지만 형식상 무인 버스인 것도 아이러니합니다. 상주 기사는 운전을 하지 않고 버스는 자율주행으로 운행됩니다. 그러다 보니 안전성 우려는 여전합니다. 자율주행버스 급제동 문제가 빈번히 제기되기 때문입니다. 이에 자율주행버스는 입석 승차가 불가하고 승객 안전벨트 착용을 필수로 권합니다
 
외부 환경 인식 센서가 날씨에 의해 오류가 나든지,  장애물을 잘못 인식해 급정거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치정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기술 시범 단계이기에 나타나는 오류들입니다. 
 
서울시는 향후 심야·새벽 등 기사 수급이 어려운 시간대에 자율주행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24시간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때는 상주 기사 없이 자율주행 프로그램이 알아서 돌발상황에 대비하고 안전한 승하차를 책임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기술이 정책 속도를 못 따라가게 되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승객 안전을 위해 그때도 여전히 유인 자율버스가 운행된다면 지금도 부족한 기사를 확대된 노선만큼 어디에서 더 구할 수 있을까요. 자율주행버스를 도입하게 된 문제의식 원점으로 돌아가 조금 더 실효성 있는 재정비가 필요한 듯 보입니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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