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내수도 뒷걸음질
트럼프발 '관세 충격' 본격화
자동차 생산 5개월 만에 감소
소매판매·건설 등 내수 부진 지속
2025-05-30 15:21:47 2025-05-30 19:18:25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달 산업 생산과 소비, 투자 지표가 일제히 감소하면서 '트리플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생산과 소비, 투자가 동반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는 지난 1월 이후 3개월 만입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여파가 본격화한 데다,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내수 부진의 영향이 컸습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0%대 성장이 예고된 상황에서 주요 실물지표의 뒷걸음질마저 이어지자 경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한층 더 어두워졌습니다. 새 정부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차기 정부의 최우선 국정 과제는 경제 살리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고꾸라진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규모 재정집행 역시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미 '품목 관세'에 자동차 생산 꺾였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4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지수(계절 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5 (2020년=100)로 전달보다 0.8% 감소했습니다. 생산은 광공업(-0.9%), 서비스업(-0.1%), 건설업(-0.7%), 공공행정(-6.3%)에서 일제히 줄면서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앞서 전산업 생산은 지난 1월 1.6% 줄었다가 2월과 3월에는 각각 0.7%, 0.9% 증가한 바 있습니다. 
 
특히 광공업 생산의 경우 제조업이 전월보다 0.9% 감소했는데, 자동차(-4.2%), 반도체(-2.9%) 등 주요 업종 생산 감소 영향이 컸습니다. 이 중 자동차는 지난해 11월(-6.6%) 이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3일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적용한 영향이 현실화했다는 분석입니다. 서비스업 생산도 승용차 신차 효과, 면세점 화장품 할인판매 등에 힘입어 도소매(1.3%)에서 늘었으나, 전문·과학·기술(-3.6%), 금융·보험(-1.2%) 등에서 줄면서 전월보다 0.1% 감소했습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철강·알루미늄 등 1차 금속의 경우 3월 파업·시설 개보수 등 기저효과로 4월에는 생산이 증가했지만, 자동차의 경우 기타 친환경·특수목적용 등 완성차 중심으로 감소했다"며 "미국 조지아 전기차 공장(현대차)의 가동이 시작됐고, 관세 부과 효과가 혼재되면서 생산과 수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내수 침체에 차기 정부 최우선 과제 '경제 회복'
 
내수 지표도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 조정)는 101.4(2020=100)로 전월 대비 0.9% 감소했습니다.  지난달 의복 등 준내구재(-2.0%),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4%), 의약품 등 비내구재(-0.3%)에서 판매가 모두 줄어든 영향이 컸습니다. 
 
설비투자도 전달에 견줘 0.4% 감소하며 2개월 연속 줄었습니다. 건설업 생산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전달보다 0.7% 줄어 마찬가지로 2개월째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이 심의관은 "4월 주요 지표는 관세 영향 등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소비심리 회복 지연이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건설업 부진 등으로 전반적으로 감소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현재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98.9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100.9로 0.3포인트 올랐습니다. 
 
정부는 4월 산업지표 부진에 대해 지난 2∼3월 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큰 폭 증가했던 기저효과로 조정을 받았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5월부터 심리지수가 개선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실제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전월보다 8.0포인트 올랐고,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도 한 달 전보다 2.8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소비·기업 심리 개선이 최근 부진했던 내수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미국 관세 관련 불확실성 이어지면서 수출은 하방 위험이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국내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차기 정부의 최우선 국정 과제도 '경제 살리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한국은행은 전날 올해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대폭 끌어내리면서 '0%대 성장'을 공식화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악의 성장 절벽을 마주하면서 차기 정부의 대규모 재정집행 역시 불가피하다는 판단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새 정부 출범 후 20~30조원대의 '메가 추가경정예산'이 편성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내수 침체가 심각하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재정 지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발등의 불이 경제인 상황에서 0%대 성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출발하는 차기 정부는 경제 살리기에 올인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4월 산업활동 동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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