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업황 부진의 늪에 빠진 이차전지주가 미국 전기차 보조금 조기폐지 움직임까지 더해지며 침체기를 걷고 있는데요. 유럽 전기차 시장의 회복으로 하반기부터 반등 조짐이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본격적인 개선은 내년 이후에 기대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1일까지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미국 관련 상품을 제외하고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한 상위 10개 종목 모두 이차전지 관련 상품입니다.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가 –46.95%로 가장 큰 낙폭을 보였습니다. 뒤이어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44.74%), 'BNK 2차전지양극재'(-24.80%), 'TIGER 2차전지TOP10'(-24.57%), 'TIGER 2차전지테마'(-23.13%), 'KODEX 2차전지산업'(-23.11%),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22.66%), 'RISE 2차전지TOP10'(-22.66%), 'RISE 2차전지액티브'(-22.54%), 'TIGER 2차전지소재Fn'(-22.12%) 등입니다.
같은 기간, KRX 2차전지 톱10 지수도 –24.40% 추락하며, 전체 테마 가운데 가장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지난 20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 공제 조기 폐지 우려가 커지면서 이들 종목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장중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하반기까지도 이차전지 주가 회복은 어렵다는 게 증권가들의 전망입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은 이차전지 업종의 하반기 전망에 대해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먼저 6∼7월 주가 조정이 일어나고 이후 유럽·인도 판매 확대로 반등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주 연구원은 "미국 전기차 시장은 구매세액공제 폐지와 관세 부과에 따라 실구매 가격이 인상돼 2026년까지 수요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유럽은 이산화탄소(CO2) 규제에 따른 벌금을 회피하고자 2025∼2027년 연평균 20% 내외의 전기차 판매 증가가 필요해 국내 업체들의 유럽 실적이 꾸준히 개선될 전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럽 전기차 생산량이 회복되면서 이차전지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내 이차전지 업체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은 전기차 판매 회복과 함께 배터리 출하량도 33% 증가했다"면서도 "오히려 국내 3사의 점유율은 37%(1분기 51%)로 매분기 하락했으며 빈 자리를 중국계 2차전지 업체들이 채운 것으로 파악된다"고 풀이했습니다. 이어 "회복의 온기는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습니다.
(사진=챗GPT)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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