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삼성전기가 인공지능(AI) 기술 확대와 자율주행과 전기차 전환 등 빠르게 변하고 있는 현재 산업 환경에 맞춰, 인공지능(AI) 서버와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사업에 전력을 쏟을 방침입니다. 삼성전기는 향후 각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한 뒤, 차세대 전자부품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로도 MLCC 시장 범위를 점차 확대해갈 전략입니다.
삼성전기 자율주행차 라이다용 MLCC 제품. (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 빌딩에서 ‘AI 서버와 전장 MLCC 제품 학습회(SEMinar)’를 열고 “MLCC가 스마트폰 등 기존 시장에서 AI 서버와, 전기차,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자율주행 등 미래 산업분야에서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기술을 중심으로 AI 서버와 전장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MLCC는 최신 스마트폰에 1000개 이상, 전기차에는 수만 개가 들어갈 만큼, 전자산업에 ‘쌀’로 통합니다. 제품은 머리카락 두께(약 0.3mm)보다 얇은 제품부터 5.7mm까지 크기는 다양합니다. 가장 작은 전자부품이지만 내부에는 500~1000층의 유전체와 전극이 겹쳐 있어, 300ml짜리 와인잔을 가득 채우려면 수 억원 어치의 MLCC가 필요합니다.
최근 전 세계 AI 기술의 확산과 전기차 보급, 자율주행 시스템이 빠르게 이뤄지는 동시에, AI 서버와 전장용 MLCC도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MLCC는 약 2만~3만개 사이이며, 최신 AI 서버에는 일반 서버(보통 2200개) 대비 약 10배 이상(2만8000개)의 MLCC가 탑재됩니다.
이민곤 삼성전기 상무가 14일 열린 전장·AI서버 MLCC 학습회(SEMinar)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이승재 기자)
삼성전기는 2016년부터 전장용 MLCC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8년 부산에 전장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전장용 MLCC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어 지난 2020년 삼성전기는 전장 전용 원재료 공장을 부산사업장에 신축하며 전장 사업 역량을 늘렸습니다. 현재 삼성전기는 경기 수원과 부산사업장은 MLCC 연구개발(R&D)과 신기종 및 원료 생산을, 중국 텐진과 필리핀 생산법인은 대량 양산기지로 운용 중입니다.
AI 서버용 MLCC는 전장 다음 떠오르고 있는 새로운 시장입니다. 특히 전체 서버 시장 대비 AI 서버 시장은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마체츠앤드마케츠에 따르면 글로벌 AI 서버 시장은 지난해 1429억달러(약 196조원)에서 오는 2030년 8378억달러(약 1150조원)로 커질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삼성전기는 소재 기술과 공정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초소형과 초고용량, 고온, 고압 등을 보증하는 AI 서버용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와 전장 다음 먹거리는 로봇 분야로 점찍었습니다. 전장과 AI 서버의 성장세가 꺾일 쯤 휴머노이드 로봇용 MLCC로 시장을 이어가겠다는 목적입니다. MLCC 개발팀의 이민곤 삼성전기 상무는 휴머노이드 사업에 대해 “기본적으로 어떤 로봇을 생산하냐에 따라 MLCC 방향도 달라질 것”이라며 “개발하는 로봇이라면 용량이 큰 MLCC가 들어가야 하며 역동적인 로봇이라면 전장과 비슷한 MLCC가 필요할 텐데 로봇에 따라 R&D를 나눠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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