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글로벌액티브 “리밸런싱 통한 신규 투자 고민”
‘원금 헐어 배당’ 주주 반대에도 강행
“내년까지 예정대로”…1년 후 큰폭 감액 불가피
자산 일부 매각해 투자…포트 변화 도모
2025-05-22 13:37:42 2025-05-22 14:58:56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리츠의 원금을 헐어 배당 중인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가 소액주주들의 반대에도 예고한 배당을 의결했습니다. 리츠는 최근 일부 자산을 팔아 고금리 브릿지론을 상환하면서 큰 고비를 넘었지만, 곤경에 처한 현실을 타개할 마땅한 방안은 내놓지 못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리밸런싱 등을 고민 중이라며 머지않아 방향성에 대해 밝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배당 거부”…“거부를 거부한다”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리츠협회 회의실에서 열린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정기주주총회에서 1주당 127원 배당을 의결했습니다. 이 리츠는 상장 후 2년간 공모가 기준 연간 8.5%을 배당하기로 약속했습니다. 이번 배당도 그 일환입니다. 
 
하지만 주주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회사 게시판에 글을 올려 배당을 반대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배당금의 재원이 리츠가 벌어들인 이익이 아니라 본인들이 낸 자본금, 즉 리츠의 원금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자리츠(신한글로벌1호리츠)를 통해 해외부동산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 리츠 상품입니다. 여기에서 벌어들이는 임대료 등 수입은 약 연 4.0%입니다. 반면 리츠가 상장 당시 조달한 브릿지론의 금리는 연 8.5%에 달했습니다. 임대료로 대출이자를 갚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주주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운용사인 신한리츠운용은 결국 투자한 부동산펀드의 일부를 매각해 고금리 대출을 전액 상환했습니다. 그 대신 오는 7월과 8월 돌아오는 환헤지 계약 정산을 위해 연 4.80% 금리로 신한투자증권에서 275억원, 신한캐피탈에서 122억원을 수시로 대출받을 수 있는 계약을 지난 4월에 체결했습니다. 즉 지금은 리츠의 대출이 0원이고, 환헤지 정산 시점에 그때의 환율로 산정된 정산금에 맞춰 대출을 실행할 예정입니다. 
 
자산을 팔아 대출 부담은 크게 낮췄으나 여전히 조달금리가 임대료 수익을 초과한다는 현실엔 변함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주주들이 배당을 마다하고 나선 것입니다. 
 
신한리츠운용 관계자는 왜 배당을 고집하느냐는 질문에 “처음부터 배당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라며 “배당을 하지 않으면 지금보다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는 “배당에 반대하는 주주가 있지만, 이 정도 배당이라도 받길 원한다는 주주도 있다”고 전하고 “자본전입금에서 배당하기 때문에 배당소득세는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신한리츠운용은 상장 당시 예고했던 대로 상장 후 2년간 연 8.5% 배당을 유지하겠다고 재차 확인했습니다. 다만 그동안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2년 후 큰 폭의 배당금 감액이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엔 동의했습니다. 
 
22일 오전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정기주주총회가 서울 여의도 한국리츠협회 회의실에서 열렸다. 참석한 일반 주주는 거의 없었지만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이 44.15% 모여 주총 안건들이 통과됐다. (사진=김창경 기자)
 
“청산 없다…리밸런싱해 신규 투자”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는 지난해 7월1일 공모가 3000원으로 상장했으나 현재 1500원대까지 하락, 반토막 신세입니다. 올해 초 고금리 대출 우려로 주가가 급락했을 당시 자산 일부 매각으로 반전을 꾀했으나 반등 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주가는 지지부진하고 수입보다 이자 지출이 더 큰 구조엔 큰 변화가 없고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는 금리도 다시 상승세를 그리고 있어 주주들의 피로도는 매우 높습니다. 리츠 홈페이지 게시판은 성토가 가득합니다. 이 중엔 리츠를 유지할수록 손실이 커지는 구조라며 청산을 요구하는 주주들도 눈에 띕니다. 일부에선 배당과 각종 보수 비용으로 리츠가 녹아내린다며 ‘폰지 사기’에 빗댔습니다. 
 
그러나 신한리츠운용 관계자는 “상장할 당시 포부는 우량 해외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었는데 여건이 악화돼 이렇게 돼 죄송하다”면서도 “현재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지만 리츠를 청산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그는 또 “유상증자를 통한 신규 투자도 고민했으나 주주들 지분 희석 문제 때문에 불가능하고, 신규 대출을 일으켜 자산을 매입하는 것도 지금 금리와 배당수익률을 감안하면 쉽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리밸런싱을 해서 초과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 중”이라고 여지를 남겼습니다. 이는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가 자리츠를 통해 투자한 3개 부동산펀드 중 매각한 프리자(PRISA) 지분 외에 USGB(U.S.Government Building)와 USCP(US Core Partners) 지분을 일부 현금화해 새로운 투자를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신한리츠운용은 너무 멀지 않은 시점에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의 향후 계획에 대해 알리는 기업설명회(IR) 등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한편, 신한리츠운용은 책임운용의 일환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4월 말까지 장내에서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주식 약 108만주를 사들이는 한편, 이번 주총에서 총자산 기준으로 부과하던 보수율(연 0.3%)을 순자산 기준으로 변경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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