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미 H20 수출통제로 손실 막대…정책 실패”
“수출 제한으로 수십억달러 재고 손실”
“규제가 되레 중국 기술발전 촉진시켜”
“AI 확산이 미 경제에 이익인 거 알아야”
2025-05-21 17:29:36 2025-05-21 17:29:36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보급형 AI칩 H20에 대한 수출이 제한되면서 엔비디아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밝힌 그는 이러한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발전을 촉진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21일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1일 대만 타이베이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황 CEO는 미국의 수출 규제 정책에 대한 질문에 “(미국의) 수출 통제는 실패했다”며 “팩트들이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수출 규제로 H20 제품을 중국에 출하할 수 없게 됐고, 그 결과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재고를 전액 손실 처리해야 했다”며 “이는 일부 반도체 회사의 매출 전체에 맞먹는 규모”라고 밝혔습니다.
 
엔비디아의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4%로, 약 170억 달러에 달합니다. 미 정부 규제로 엔비디아의 H20은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유일한 AI 칩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엔비디아는 H20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황 CEO는 “4년 전, 바이든 행정부가 시작될 무렵, 중국 AI 칩 시장의 95%를 점유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50%로 줄어들었다”며 “게다가 우리는 사양이 낮은 제품만 팔 수 있었기 때문에 평균판매단가(ASP)도 떨어졌고 그만큼 수익도 많이 잃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엔비디아 로고(사진=연합뉴스)
 
황 CEO의 이 같은 발언은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중국 시장에서의 기회를 잃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그는 “중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컴퓨팅 시장이며, 제 예상으로는 내년 AI 시장 전체가 약 500억 달러 규모일 것”이라며 “이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엄청난 기회이며 놓치기 아깝다”고 했습니다.
 
또한 그는 대중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개발을 자극해 미국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규제 완화가 미국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이 AI 기술의 선두에 서고 싶다면 미국 기술의 보급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경쟁자(중국)가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중국 시장을 통해) 미국은 세수도 늘리고 일자리도 만들고 산업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황 CEO는 중국에서 경쟁할 기회를 줄 것을 미 정부에 요청했습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이 금지가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현장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 즉 ‘현장의 진실’이 정책결정자들에게 영향을 줘 우리가 다시 중국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정책이 바뀌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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