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집중 유세에서 시민들이 이 후보의 연설 도중 '이재명'을 연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뉴스토마토 김유정 기자] "이재명이제. 지금 민주당에서 젤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형제간에 욕을 했내 이것은 자기들이 안 겪어보면 욕할 수 없어. 인간으로 볼 때 당연하지." (임순남·60대·여성)
"일극체제는 기회라고 생각해. 항상 여소야대 상황에선 충돌 생기고 일도 쉽게 추진이 안 되잖아. 통일된 모습으로 정책이 확실하게 추진됐으면 좋겠어" (전상호·가명·40대·남성)
'진보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주는 선거 때마다 민주당 계열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는데요. 지난 20대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전남(86.1%)에 이어 광주(84.8%)에서 전국 2위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지난 17일 광주 일대를 돌며 시민 20명을 만나 민심을 들은 결과, 이 후보에 대한 비토보다는 이 후보에게 '일치단결'한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12·3 비상계엄 이후 국민의힘에 대한 반응은 더 냉랭해진 모습입니다.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전야제에서 시민참여 마당이 펼쳐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 대세는 '이재명'…일부는 '고민 중'
광주 시민의 표심은 대체로 '이재명 후보'로 굳어져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지지 이유는 정치 경험 풍부, 미래 정책, 내란정당 반대 등으로 다양했습니다.
이날 친구들과 상무 시민공원으로 피크닉을 가던 30대 여성 김지형씨는 "사람이 어떻게 내란정당을 뽑을 수 있나. 국민의힘은 아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씨는 "실리주의적인 정책도 좋고 무엇보다 여성 고용 평등 관련해 동일 임금을 실현하는데 큰 밑바탕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추진력 있게 일을 진행하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김대중컨벤션센터 근처에서 만난 60대 남성 김영철씨는 "이재매이 보면 수첩 갖고 다니면서 사람들이 의견 제시하면 꼭 기록하더라고"라면서 이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50대 여성 송정희씨(가명)는 "내공이 단단하고 주위에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아 보인다"며 인물을 보고 대통령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60대 여성 한민형씨는 "(이 후보가) 국민들보다 앞날을 더 생각하는 사람 같다. 미래 비전이 있는 것 같다"며 지지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지지 후보가 누구냐는 물음에 60대 남성 고재준씨는 단호하게 "이재명"이라며 "도지사도 했고 경험이 풍부하다. 똑똑하고 야무지다"고 말했습니다. 40대 남성 나은수씨는 "윤석열은 그냥 막무가내다. 근데 이재명은 미래를 대비하는 정책 보면 제일 합리적인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아내와 함께 산책 중이던 60대 남성 박재근씨(가명)는 "살아온 삶, 시민에 대한 포용력 내지는 대한민국 무너진 경제와 민생을 회복시키지 않겠느냐는 기대심리가 있다"며 이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한편 표심을 정하지 못한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여한 30대 남성 김탁영씨는 "(지지 후보는) 아직 없다. 근데 지지 안 하는 후보는 확실하다, 김문수"라며 "내란범이다. 김문수는 낙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씨는 남은 선거 기간 동안 "확실하게 내란 세력을 청산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5살 아들과 길을 걷던 30대 남성 김영학 씨는 "지지 후보 솔직히 없다. 이 사람이 잘하겠다는 느낌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야제 본무대 앞에서 만난 60대 여성 조선희씨(가명)는 "(뽑을 사람) 없다고 봐야제. 배운 자들의 독선이 보여서"라고 밝혔습니다. 광주 서구 상무누리로 길거리에서 만난 20대 남성 한지훈씨(가명)도 "확정하지 않았다. 딱히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여자친구와 전야제를 구경하던 30대 남성 이현수씨(가명)는 "취업이나 주택, 결혼을 생각하게 되는데 뉴스를 보면 맨날 싸우고 있으니 답답하다. '나는 이렇게 할 거다' 말만 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며 "누구를 뽑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과거 부정적 '일당체제'도…"내란 종식·개혁 발판"
이전과 다르게 광주 시민들은 민주당 일극체제도 '내란 종식'과 '개혁의 기회'로 바라봤습니다.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만난 40대 남성 박상우씨(가명)는 "오히려 일당체제가 맞다고 본다. 지금 국민의힘은 그러지 못해 하나의 힘이 안 된다"며 "일당체제로 가야 우리나라가 사는 길 같다"고 말했습니다.
광주 서구 상무누리로 길거리에서 만난 60대 남성 배순주씨는 "일당체제는 어차피 국민들이 선택해 준 결과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보수 정권이 정권을 잡으면서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제도적 장치가 많다. 그런 걸 풀어나갈 수 있는 게 다수당인 민주당이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습니다. 50대 여성 이은영씨는 "일당체제여도 합리적이었기 때문에 지금 윤석열도 쫓아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과반수를 넘었기 때문에 국민들을 위한 합리적인 법률도 제정하는 것 같아서 괜찮아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여전히 민주당 일당체제에 대한 우려도 함께 존재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자 60대 남성 김영철씨는 "언제나 견제 세력이 있어야 한다. 여지껏 국민의힘 같은 더 잘못된 정치적 세력이 있어, 민주당이 세력을 키워왔다. 이제 (대선이) 끝나면 민주당도 비판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60대 여성 송향림씨는 "(일당체제가) 썩 좋지는 않다. 당 자체가 하나로 크게 돼버리면 문제가 있다"면서도 "다만 지금 상황에서는 민주당을 밀어야 한다는 생각이 우선"이라고 했습니다. 전야제에 참석한 20대 여성 이서윤씨(가명)는 "일당체제 비판은 맞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아쉬운 부분도 많은 게 현실"이라고 밝혔습니다.
광주=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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