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김성은·차철우·김유정 기자·이선재 인턴기자]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대세론을 형성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앞에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중대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민주당은 "대선에 개입한 사법부의 표적재판 등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요. 여기에 국민의힘의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된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통령 예비후보의 '반이재명' 단일화도 대선 정국을 흔든 변수로 부상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6일 정치평론가 10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 달도 남지 않은 조기 대선의 판세를 전망했습니다.
'파기환송' 영향 미미…민주당 강경 기조는 '변수'
대법원이 지난 1일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 했습니다. 이후 중도층 표심에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는데요. 이후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율 추이에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평론가들도 비슷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중도층 표심에 일부 영향은 있을 수 있으나, 이 후보의 사법리스크는 지난 3년 동안 이어져 왔기 때문에 큰 변수로 볼 수 없다"면서도 "정국의 불안전성을 두려워하는 일부 중도층은 이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사법부 판결 후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2~3% 포인트 빠진 것을 보면 영향이 (아예) 없진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6일 충북 옥천군 옥천공설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6일 충북 옥천군 옥천공설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손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전문가 일부는 이 후보에 대한 표심이 되레 결집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중도층에서는 대법원이 공식적으로 대선에 개입하고 있는 상황이란 의식이 강해지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결국 이 후보에 대한 지지가 더 확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도 "일부 지지층에 오히려 '대법원이 선거에 개입한 것이 아닌가'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민주당이 사법부를 향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한다면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왔습니다. 김철현 정치평론가 겸 경일대 특임교수는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탄핵한다고 하는데, 사법부에 대한 압박용이 아니라 실제 탄핵을 시도한다면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민주당이 보여주는 행동에 따라 중도층 이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중도층이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아직은 이 후보에 대한 지지가 이탈했다고 보기도 어렵고, 아니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도 "중도층은 여전히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 같은데, 이는 결국 국민의힘에서 어떤 후보를 낼 것인가에 대한 관심으로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부터)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범보수 단일화'에 따른 외연 확장성 "물음표"
'범보수 단일화'에 따른 영향도 또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다수의 평론가들은 단일화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외연 확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3차 경선을 통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확정됐음에도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단일화 문제를 놓고 당 지도부와 갈등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그동안 김 후보가 단일화에 대해 공공연하게 말해왔기 때문에 단일화 가능성이 크다고 보지만,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졌을 때 김 후보가 한 후보에게 대선 주자를 양보할 이유는 없다"라며 "특히 이 후보에 대한 사법부 판단이 앞당겨진다면, 김 후보에게는 득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김 후보 입장에서는 단일화를 강력하게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철현 교수는 "김 후보가 처음으로 대선에서 완주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 때문에 쉽게 단일화하긴 어렵다"고 했습니다. 특히 "현재 지도부와 갈등을 빚고 있지만, 사실상 김 후보가 경선에서 뽑혔기 때문에 사실상 대표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당론상 지금의 지도부를 해체하고, 선대위(선거대책위원회)를 새롭게 꾸려도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사실상 지금의 단일화는 한 후보가 정당의 조직 구성없이 홀로 대선 레이스를 완주할 수 없기 때문 아닌가"라며 "시간을 끌면 끌수록 김 후보에게 더 유리하겠지만, 정치 경험이 없는 한 후보는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은 후보란 점만 부각될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이 밖에도 대선 후보 등록일인 11일 이후 단일화가 된다면 외연 확장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오히려 표가 분산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단일화도 변수인데요. 김상일 평론가는 "국민의힘 최종 경선에서 한동훈 후보가 최종 선출됐다면 모르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전혀 색채가 다른 후보들이기 때문에 단일화 가능성은 없다고 보인다"며 "특히 이준석 후보의 경우 독자 노선을 했을 때 오히려 정치적으로 득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김유정 기자 pyun9798@etomato.com
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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