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진하·차철우 기자·이선재 인턴기자] 1차 컷오프(예비경선)를 마친 국민의힘 대선 경선 구도가 찬탄(탄핵 찬성파, 한동훈·안철수)과 반탄(탄핵 반대파, 김문수·홍준)의 '2대 2' 구도로 진행될 전망입니다. 국민의힘은 22일 100% 국민 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총 8명의 후보를 절반으로 압축했는데요. 김문수·홍준표·한동훈·안철수 예비후보가 1차 컷오프를 통과하면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4파전으로 재편됐습니다. 그간 여론조사상 3강으로 꼽힌 김문수·홍준표·한동훈 후보와 함께 마지막 4강 티켓을 안 후보가 거머쥔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민의힘 1차 경선에서 8인 중 4인으로 확정된 김문수(왼쪽부터)·홍준표·한동훈·안철수 의원. (사진=뉴시스)
아직 2차 경선이 남았는데요. 이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를 위한 조직이 등장하면서 또다시 '한덕수 출마'설이 고개를 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그동안 '단일대오'를 강조했던 국민의힘의 내홍도 가시화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됩니다.
기존 3강에…나경원 대신 '안철수'
국민의힘은 이날 '역선택 방지조항'을 적용한 국민 여론조사로 1차 경선을 진행했습니다. 여론조사 기관 5곳이 투입됐고, 각 800명씩 국민 총 4000명을 조사해 평균치를 집계했습니다. 다만 당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았는데요. 2차 경선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선택이라고 밝혔습니다.
1차 경선 진출자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인물은 김문수·홍준표·한동훈 후보였습니다. 지난 21일 발표된 <에너지경제·리얼미터> 조사(4월16~18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무선 ARS 방식)에서도 김 후보(18.6%)와 한 후보(14.9%), 홍 후보(12.4%)가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관전 포인트는 나머지 한자리였는데요. 중위권 후보로 거론된 안철수·나경원 후보가 각축전을 벌였습니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나 후보(6.4%)가 안 후보(9.6%)보다 전체 지지율에서 오차범위 내 열세를 보였는데요. 역선택 방지조항을 적용한 국민의힘 경선 여론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컷오프 된 나 후보의 지지층은 그동안 비슷한 행보를 보였던 김 후보에게 흡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2차 경선은 '찬탄파'와 '반탄파' 구도로 확정됐습니다. 이 경우 같은 노선에 있는 후보 간 경쟁도 치열할 전망입니다. 지지세 일부를 갉아먹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한 후보와 안 후보의 경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2차 경선부터 일명 '당심'이 반영되기 때문에 두 후보보다는 반탄파에 힘이 쏠릴 수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23일 두 번째 '미디어데이'를 개최합니다. 오는 26일에는 후보자 4인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이후 29일에 2차 경선 통과자 2명을 발표하는데요. 이때는 당 선거인단 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로 진행하게 됩니다. 2차 경선이 끝난 후 30일에는 양자 토론을 거쳐 다음 달 3일 최종 후보를 확정 짓습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지난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여전한 '한덕수 변수'…단일화 뇌관
4강전에 돌입한 국민의힘의 '진짜 뇌관'은 당 외부에 있습니다. 이른바 '한덕수 대망론'인데요. 한 권한대행이 실제로 대선에 출마한다면 국민의힘 경선판이 요동칠 수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가 결정된 다음 날인 5월4일 한 권한대행이 공직자 사퇴 시한에 맞춰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단일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한 권한대행의 차출론을 놓고 윤심(윤석열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까지 나옵니다. 최근까지 한덕수 차출론을 제기해 온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김문수 후보의 정책총괄본부장으로 합류했습니다.
당 안팎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국민의힘의 내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비주류 안팎에선 친윤계가 보수 진영 빅텐트의 주인공으로 한 권한대행을 밀고 있다는 기획설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가 결정될 경우 탈락한 후보 지지층을 중심으로 범보수 단일화에 불만을 제기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본격화할수록 '한덕수 대망론'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 한 권한대행의 조기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한덕수 대통령 국민추대위원회(추대위)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추대위는 "보수의 이념을 바탕으로 우리 안팎에 몰아친 시련과 갈등을 헤쳐나갈 인물로 한 권한대행을 국민 후보로 추천한다"고 했습니다.
한 권한대행은 여전히 대선 출마 여부에 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대선 출마를 위해선 다음 달 4일까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요. 지난 20일 외신과 인터뷰에서 "(출마 여부는) 노 코멘트"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지역과 대형 교회를 찾는 등 사실상 대선 행보를 펼치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출마를 공식화하기 전 스스로 몸값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하지만 범보수 대선후보 확정까진 난항이 예상됩니다. 범보수 빅텐트 후보로 거론되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긋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2017년 전직 대통령인 박근혜씨 탄핵으로 치른 조기 대선에서도 '반문재인' 연합 전선을 꾸리기로 약속했으나 끝내 무산되면서 보수 진영이 대선에서 패했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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