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투사 AI 경쟁…앞서가는 미래에셋·NH
미래, 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4만좌 기록
NH, MTS에 생성형 AI기술 접목해 정보 제공
2025-04-11 16:39:44 2025-04-11 16:39:44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이하 종투사)의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경쟁이 한창입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은 AI를 실제 투자 시스템에 적용하며 업계에서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AI를 정보 요약과 큐레이션 등 마케팅에 활용하는 곳도 적지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AI를 전럅 수립을 위한 보조수단일 뿐 과도하게 신뢰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1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006800)의 올해 1분기 기준 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가입 계좌 수는 4만1621좌, 누적 운용금액이 2조621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AI가 글로벌 자산배분 관점에서 우량자산에 분산투자하고 고객의 투자성향, 시장상황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입니다.
 
회사 측은 "3년 내 이같은 실적을 기록한 것은 AI 기반 투자 서비스의 효과를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래에셋은 지난 지난 20022년 9월 AI 기술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솔루션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개인연금과 일임형 서비스로 확대 적용할 계획입니다. 기존 RA 서비스는 고객 승인 하에 리밸런싱이 이뤄졌으나 일임형은 사전 설정된 한도 내에서 자동 실행되는 구조로 투자자가 직접 의사결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미래에셋증권은 사실 그룹 차원에서 AI를 미래 성장 핵심 동력으로 채택하고, AI 활용과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전사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박현주 미래에셋회장은 지난달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미래에셋쉐어칸 비전 선포식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투자 솔루션 개발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 AI 전문회사인 웰스스팟(Wealthspot)을 설립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됩니다. 
 
NH투자증권(005940)은 생성형 AI 기술을 이용해 투자 판단에 직접 연결되는 정보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실시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차트분석 AI(차분이)'는 금융권 최초로 생성형 AI의 이미지 인식 기능을 활용해 고객이 보고 있는 차트를 실시간 분석하고, 가격 패턴, 거래량 변화, 기술적 지표 등을 쉽게 설명하며 매매 전략까지 제시해 실전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GPT 뉴스레터'는 전일 장 마감 기준 인기 종목의 뉴스를 분류·요약해 제공하고 '배당주는 나무 AI'는 해외주식 배당 정보를 요약해 게시글로 자동 생성합니다. 'Financial Times AI 요약'은 해외 주요 기사를 번역·요약하고 관련 종목과 함께 표시해 투자자 편의를 높였습니다. 이와 함께 NH투자증권은 포항공대 출신 정중락 WM Digital사업부 대표 체제 아래 20명 규모의 AI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으며, 로보어드바이저와 생성형 AI 서비스를 전담 기획하고 있습니다.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KIPRIS)와 기업데이터 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4건, NH투자증권은 1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양사는 증권업계 유일하게 AI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서비스에 직접 활용되는 특허는 미미한 것을 전해집니다. 
 
이외에도 다수의 증권사들이 AI 기술 접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KB증권은 지난해 AI디지털본부를 신설하고 생성형 AI 기반 투자정보 시스템 '스톡AI'를 출시했지만 콘텐츠 요약과 큐레이션 기능 중심의 정보 서비스에 가깝다는 평이 나옵니다. 삼성증권(016360)은 로보어드바이저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 '굴링' 시리즈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AI 기술 활용의 대표 사례로 소개된 '버추얼 애널리스트'는 연구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가상 캐릭터가 읽는 방식의 콘텐츠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고객 투자 성향을 분석해 로보어드바이저를 추천하는 'MY AI', AI가 재무정보를 분석해 투자 콘텐츠를 제공하는 'AIR' 등을 운영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확장 가능성을 지녔지만 아직은 전략 수립을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AI가 전략을 완성하는 도구라기보다는 투자자의 판단을 보조하는 도우미 역할에 가깝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든 투자자가 이길 수 있는 AI는 시장 원리와도 어긋난다"며 기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습니다.
 
아울러 AI 서비스가 실전 투자로 확대되면서 외부 연계가 잦아지고 이에 따라 보안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황세운 자본시장 연구위원은 "외부 생성형 AI를 도입할수록 외부 네트워크 접점이 확대돼 보안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모든 금융사가 보안에 대비하고 있지만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사전 대비로 모든 위험을 통제하기는 어려워 보안체계 고도화가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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