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고려아연, 정상화 '시동'…IB강화 노린 증권사 '눈독'
4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우호 증권사 대거 참여
신뢰 관계가 중요한 대기업 딜, 향후 수임 가능성 높아
전통IB 강화 노리는 증권사들, 트랙레코드 적립 '관건'
2025-04-04 19:43:13 2025-04-04 19: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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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최윤석 기자] 고려아연(010130)의 15년만에 이뤄진 회사채 발행에서 우호 증권사들이 대거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전통IB 강화의 초석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대기업발 대형 IB는 기업과의 신뢰 관계 구축이 수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에 향후 신사업 확대와 재무구조 안정을 동시에 이뤄야 하는 고려아연발 딜이 증권업계에서는 새로운 화두가 될 전망이다. 
 
경영권 분쟁 후 재무 정상화 첫걸음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4000억원 규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를 발행한다. 2년물 2000억원, 3년물 2000억원 규모로 모집이 진행되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7000억원 규모까지 증액 가능하다.
 
 
고려아연은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 전액을 채무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해 10월 메리츠증권을 통해 총 1조원 규모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당시 이자율은 6.5%로 오는 17일이 상환일이다. 
 
고려아연이 공모채 시장에 문을 두드린 것은 무려 15년 만이다. 안정적인 영업이익 덕에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이어진 MBK파트너스·영풍(000670)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대규모 재원을 채권시장에서 마련했다. 
 
당시 이율은 고려아연의 민평금리의 두 배 수준이었지만 급박하게 돌아가는 경영권 분쟁 속 어쩔 수 없이 사모사채를 발행해야 했다. 
 
고려아연은 이번 회사채 발행에선 민평수익률의 산술평균에서 –0.5%p에서 +0.5%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현재 고려아연의 2년물과 3년물 민평금리는 각각 3.006%, 3.048%로 발행이 완료되면 이자부담 경감과 함께 단기차입을 장기로 전환, 자금 조달 구조 안정화가 기대된다.
 
미래·하나·KB·메리츠증권 등 우군 등장
 
이번 고려아연 회사채 발행에선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에 참여했던 증권사들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2년물과 3년물 모두에서 미래에셋증권(037620), KB증권, 하나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고 고려아연에게 ‘급전’인 사모사채를 제공한 메리츠증권과 기업어음(CP)를 인수한 한국투자증권이 인수사로 참여한다.
 
(사진=각 증권사)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0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사무를 담당했다. 이어 KB증권은 온라인 공매매수 청약 창구 증권사로 참여했다. 하나증권은 고려아연 쪽에서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담당하는 등 지원군 역할을 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의 경우 고려아연의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서도 주선사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 계획 사전 인지 여부가 도마 위에 올라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증권사 IB 부문에 있어 기회가 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채권자본시장(DCM)에선 경쟁 증권사 대비 열위인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채권 발행으로 비수기 실적을 채울 수 있게 됐다. 현재 NH투자증권(005940)과 치열한 순위 다툼 중인 KB증권도 마찬가지다.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의 경우 전통IB 역량 확대와 더불어 인수금융 진출 가능성도 열렸다. 앞서 메리츠기업금융본부 내 신디케이션담당과 주식자본시장(ECM) 담당을 신설해 대기업발 전통IB를 위한 조직을 마련했다. 하나증권도 투자금융본부를 기존 2실체제에서 4실체제로 확대 개편해 고려아연 딜에 참여한다는 구상이다.
 
신사업 추진·자금조달 안정화 등 IB강화 기회
 
경영권 다툼이 잦아들자 고려아연은 그간 경영권 분쟁으로 미뤄둔 사업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이어 경영권 다툼으로 발생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시권에 들어온 것은 2차전지와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 등 신사업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경영권 다툼이 한창이던 지난 3월에도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에 지분 33.3%를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는 한화에너지와 신한금융그룹이 합작해 설립한 재생에너지 전문 기업이다. 고려아연은 이번 지분 투자를 통해 한화와 신재생사업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신사업 투자에 이은 경영권 다툼에 고려아연의 재무 구조는 악화됐다. 지난해 말 기준 고려아연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94.8%, 32.6%로 1년 전에 비해 각각 74.8%p, 20.0%p 증가했다. 단기차입금 규모도 2023년 6192억원에서 2024년 3조3199억원으로 무려 436.2%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고려아연이 자금 조달 구조 안정화에 나설 것으로 본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리파이낸싱을 시작으로 한차례 좌절된 유상증자도 다시 시도한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이 전통IB 강화를 꿈꾸는 증권사들에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대기업딜은 꾸준한 관계에서 나오는 만큼 그동안 쌓은 트랙레코드가 IB강화의 밑바탕이 될 것이란 진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대형 딜의 경우 단발적으로 시장에 등장하는 만큼 꾸준한 신뢰관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이번 고려아연 건의 경우 시장에서 보기 드문 상황에서 딜을 주관한 만큼 참여 증권사들의 경우 수임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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