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미국이 보편 관세를 90일간 유예한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가 강하게 반등했습니다. 이 코스피와 코스닥 양 시장은 6% 안팎으로 급등했습니다. 이날 오전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1.36포인트(6.60%) 급등한 2445.06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코스피는 101.43포인트(4.42%) 오른 2395.13에 출발해 장중 상승폭을 키우며 단숨에 2440선을 회복했습니다.
외국인은 10거래일 만에 유가증권시장에 순매수로 복귀했습니다. 현물(3284억원)과 선물(7458억원)을 합쳐 약 1조원 이상 순매수하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습니다. 기관도 720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1조1213억원 순매도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종목들이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반도체와 2차전지 업종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유예 결정이 반도체 강세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전 거래일 대비 1만8200원(11.03%) 오른 18만3200원에,
삼성전자(005930)는 3400원(6.42%) 상승한 5만6400원에 각각 마감했습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8.40포인트(5.97%) 오른 681.79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지수는 26.73포인트(4.15%) 오른 670.12에 출발해 강세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094억원, 2009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뒷받침했습니다. 개인은 2989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이날 코스피200선물과 코스닥150선물이 각각 기준 대비 5% 이상 급등하면서 오전에 잇따라 매수 사이드카가 작동됐습니다. 양 시장에 발동된 사이드카는 지난해 8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나온 조치입니다. 사이드카는 프로그램 매매의 급등락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로, 발동 시 5분간 매수 호가 효력이 정지됩니다.
이날의 주가 급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관세 정책 변화에서 기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별 상호관세를 공식 발표한 지 약 13시간 만에 이를 90일간 유예하고, 기본 관세율 10%만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단 중국에 대해서는 기존 발표한 세율을 125%로 높여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예고했던대로 이날 미국산 수입품에 84%의 관세를 발효했습니다. 인민일보는 사설을 통해 “미국의 경제적 괴롭힘 행위에 대해 강력한 대응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 기조를 재확인했습니다.
위기는 넘겼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입장 선회에 대해서는 비판적 시각이 많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움찔했다. 위험은 남아있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관세 발표 후 일주일 만에 정책을 번복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이번 후퇴는 기업들에게 불확실성만 키운다”며 “필요한 것은 일시정지가 아닌 정책 전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호관세 우려로 큰 타격을 받았던 반도체, 방산, 전력기기, 휴대폰 부품주 등이 일제히 반등했다"며 "주요국 증시가 동반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호관세 발표 이전 수준은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전 거래일(2293.70)보다 151.36포인트(6.6%) 상승한 2445.06에 마감했다.(사진=뉴시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