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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4월 10일 10:3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십일번가(11번가)가 직매입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재고자산 등 상품·기타 구입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에 영업손실 규모도 직전년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지만 당기순손실이 지속되면서 결손금은 1년새 2배 이상 늘었다. 업체 측은 향후에도 오픈마켓 부문 성장세과 비용효율화 등 내실 강화에 집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사진=11번가)
직매입 비중 축소하며 '비용 효율화' 집중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번가의 영업수익(매출액)이 56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8655억원) 대비 35.09% 급감한 수치다.
앞서 11번가의 매출액은 2021년 5614억원, 2022년 7890억원, 2023년 8655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특히 지난 2022년에는 직매입 비중을 늘리면서 전년 대비 매출액이 40.54% 급증하기도 했다. 오픈마켓이 중개 거래 수수료를 수익으로 하는 반면 직매입의 경우 상품 판매액이 매출로 잡히게 된다. 즉, 직매입 비중이 높을수록 회계상 매출도 상품 판매액 만큼 늘어나는 구조다.
업체 측에서는 직매입 비중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상품·기타 구입 비용은 2021년 176억원에서 2022년 2890억원으로 16배 가량 증가했다. 지난 2023년에는 4138억원으로 늘리면서 9.69%에 이르는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상품·기타 구입 비용이 1815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최근 들어 11번가가 직매입을 줄이는 데 주력하는 이유는 재고관리와 비용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과 오픈마켓 수익성 강화에 주력하는 사업 기조로 전환된 영향으로 보인다. 직매입은 기업이 상품을 직접 구매해 보유하는 형식인 만큼, 재고 관리 비용과 재고 부담 리스크 등이 단점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재고자산 규모도 달라졌다. 2021년 70억원이던 재고자산은 2022년 719억원으로 약 10배 이상 늘었다. 이어 2023년 797억원으로 재차 증가했다가 2024년에는 232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11번가는 회계상 매출액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 규모는 754억원으로 전년(1258억원) 대비 40.06% 감축했다. 특히 11번가는 마케팅 효율화, 사옥 이전 등으로 고정비 절감에 나서는 등 고강도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이에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826억원으로 전년(1100억원) 대비 24.84% 감소했다. 종업원급여는 1088억원에서 841억원으로 22.64%, 연구·경상개발비 361억원에서 313억원으로 13.24% 절감했다.
누적적자 1600억원 돌파…수익성 개선 노력
당기순손실도 지난해 933억원으로 전년(1313억원) 대비 줄었다. 하지만 사업보고서가 처음으로 개시되기 시작한 지난 2018년 이후 매년 당기순손실이 누적되면서 지난해 결손금은 1633억원이 누적됐다. 이는 전년(698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적자 폭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당기순이익에 비현금 비용을 더하고 운전자본의 변동을 반영해 계산한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재고자산이 565억원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5억원이 유출되며 재차 음수로 전환됐다.
여기에 2023년(175억원)과 유사한 규모로 투자활동현금흐름, 재무활동현금흐름 205억원이 유출되면서 지난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25억원 감소했다. 이에 지난해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92억원으로 직전년도(713억원) 대비 절반 이상 감소했다.
이에 자본총계는 2023년 1221억원에서 지난해 299억원으로 4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자본금(51억원) 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자본총계가 감소하면서 부채비율도 400.43%에서 1261.17%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11번가는 셀러(판매자)와 고객 가치에 더욱 집중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한 성장 모멘텀을 마련해 전사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달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슈팅배송' 등을 통해 리테일 부문에서 비용 부담이 큰 직매입 상품을 효율화에 집중하고 있다. 슈팅배송은 평일 자정(00시) 전까지 주문한 상품을 바로 다음날 무료로 배송해주는 익일배송 서비스다. 지나 2월에는 주7일 배송으로 배송 시스템을 확장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인 '슈팅셀러'의 물량을 빠르게 확대했다.
이를 바탕으로 주력사업인 오픈마켓 부문에서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12개월 연속 영업이익 흑자 행진을 지속해오고 있다. 해당 기간 오픈마켓 부문 영업이익은 직전 동기간 대비 230억원 이상 개선됐다.
11번가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고정비 절감 등 지속적인 체질 개선 노력으로 영업손실을 전년 대비 40% 줄이는 데 성공했다"라며 "향후에도 슈팅배송 등을 통해 비용 부담이 큰 직매입 상품을 효율화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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