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에 치솟는 환율…항공업계 ‘겹악재’
7일 장중 원·달러 환율 1470원 돌파
엔 환율도 1000원대 돌파…업계 근심
환율 직격탄에 일본 여행 둔화 우려
2025-04-07 15:57:49 2025-04-07 15:57:49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항공업계가 미국발 관세 폭탄에 따른 ‘원 달러’ 환율 상승에 이어, ‘엔 환율’까지 오르는 겹악재에 맞닥뜨렸습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임차료와 유류비 등을 달러로 지불하는 탓에 환율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지불하는 달러 비용이 크게 늘어 경영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수익성이 높은 알짜 노선인 일본의 엔화가 2년 만에 급등하면서 한국 여행객 수요가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지난 3월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7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1470원대로 올라섰고, 엔화는 약 2년 만에 1000원대를 돌파했습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30분 1467.8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이는 전 거래일 주가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보다 33.7원 치솟은 수치입니다. 원·달러 환율은 앞선 지난 4일 대통령 탄핵 선고가 인용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돼 1430원대로 급락했으나, 이날 바로 상회한 것입니다.
 
엔화도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엔 환율은 100엔당 1008.21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2022년 3월22일 주가 종가(1011.75원) 이후 약 2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환율과 엔화가 급등하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와 중국의 맞불 관세 여파로 위험을 회피하려는 분위기가 시장에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환율이 오르고 엔화가 상승하면 항공사들의 경영 부담은 크게 가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항공사의 매출에서 30~40%를 차지하는 유류비와 항공기 임차료가 달러로 지불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한항공(003490)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350억원 규모로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합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곧바로 비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다보니 최근 장기화되고 있는 고환율이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엔화가 크게 오르면서 일본으로 떠나는 여행객들의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지난해의 경우 엔저 현상으로 여행경비 부담이 줄어들며 일본으로 떠난 승객은 2514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엔화가 오르면 일본 여행 수요가 줄 수 있습니다. 이에 항공사들은 환율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중국과 제주 등의 노선 확대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이스타항공은 하루 10회 운항하는 제주노선을 이달 들어 15편으로 증편했으며, 티웨이항공(091810)은 올해 하계 기간(3월30일~10월25일) 김포~제주 노선을 주 100회 운항합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주 4회늘린 운항 횟수입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환율인 데다 엔화까지 오르기 시작해 탑승률이 높아 수익성이 좋은 일본에서의 여행객이 줄어들까 우려된다”면서 “비교적 환율 영향이 덜한 중국이나 제주 노선 등의 증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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