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헌재 '전원일치 선고'…아스팔트 보수는 불복·분열
내란동조 ‘광화문 극우’로 쪼그라들어
‘사기 탄핵’ ‘국민저항권 발동’ 주장
승복한 국민의힘에 배신자 프레임
조기대선 앞두고 현실론-원칙론 격돌
2025-04-06 15:16:25 2025-04-06 15:16:25
[뉴스토마토 강석영·김태현 기자] 4일 헌법재판소는 내란수괴 윤석열씨에게 파면을 선고했지만, 아스팔트는 헌재의 결정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스팔트 보수들은 윤씨 파면 직후부터 주말 내내 ‘사기 탄핵’, ‘국민저항권 발동’을 외치며 불복 시위를 펼쳤습니다. 다만 헌재 선고로 아스팔트 보수와 극우 세력의 결집 열기도 한 풀 꺾인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더구나 막이 오른 조기대선을 둘러싸고 분열하는 분위기도 감지됐습니다. 
 
지난 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 광화문 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와 자유통일당이 중심이 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는 5~6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시위를 열었습니다. 반면 아스팔트 보수와 극우 세력의 한축이던 세이브코리아 측 손현보 목사가 헌재 결정에 승복한다며 주말 집회를 취소했습니다. '대통령을 지키자'며 내내 시위가 진행됐던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일대도 주말 내내 조용했습니다. 헌재가 윤씨를 파면한 이후 아스팔트 보수와 극우 세력의 시위도 동력을 상실한 듯한 분위기입니다. 
 
서울 도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던 윤석열 탄핵 반대 시위는 사실상이 전 목사가 이끄는 광화문 집회 하나로 쪼그라든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의 세력은 건재했습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컸던 5일 집회의 경우 내내 비가 내렸는데도 광화문 6번 출구부터 시청역 3번 출구까지는 아스팔트 보수들로 꽉 찼습니다. 참가자는 주최 측 추산 20만명, 경찰 비공식 추산 1만8000여명입니다. 고령층이 주를 이뤘지만 20~40대도 눈에 띄었습니다. 예배가 중심이 된 6일 집회는 비교적 참가가 저조했습니다. 
 
이들은 헌재 결정을 부정했습니다. 5일 집회에서 전 목사는 “헌재 결정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헌재 권위보다 국민저항권이 더 위다. 국민저항권으로 헌재를 해체시켜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습니다. 이날 주요 피켓 문구도 ‘국민저항권 발동’이었습니다. 
 
지난 5일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광화문 국민대회의 주요 구호는 '국민저항권 발동'이었다. (사진=뉴스토마토)
 
급기야 비난의 화살은 보수성향으로 분류되는 헌법재판관들로 향했습니다. 애초 윤석열씨에 대한 헌재의 선고기일 통보가 늦어지는 배경엔 보수성향의 재판관들이 윤씨 탄핵에 반대하느라 헌재가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는 추측이 기정사실처럼 여겨졌었습니다. 그런데 4일 윤씨에 대한 선고 결과는 진보성향 재판관과 보수성향 재판관을 가릴 것 없이 8대 0 전원일치로 '파면'이었습니다.
 
이에 조나단 목사는 “문형배 재판관보다 나쁜 놈이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이다. 정계선 재판관보다 나쁜 놈이 김복형 재판관”이라고 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때 사회를 봤던 손상대씨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헌재가) 재판관 3명을 꼬셔서 대통령을 쫓아냈다”며 “사기탄핵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집회에 참가한 50대 여성은 “그게 무슨 선고문이냐. 민주당 요청문을 읽는 줄 알았다”고 소리쳤습니다. 70대 여성도 옆에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메모가 다 조작인데, 무슨 탄핵이냐”고 맞장구쳤습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오른쪽)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 5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가 연 광화문 국민대회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헌재의 전원일치 의견에 아스팔트 보수와 극우 세력은 침통을 넘어 충격을 받은 듯 차후 노선을 놓고도 분열하는 양상입니다. 신혜식 유튜브채널 <신의한수> 대표는 “헌재가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린 것”이라며 “우리가 한남대첩을 통해 대통령 지지율을 50% 넘게 끌어올렸다. 그런데 손현보 목사가 지지율을 깎아먹어서 결단이 났다”고 비난했습니다. 
 
국민의힘을 ‘배신자’로 지목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신 대표는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탄핵된 지 24시간도 안 지났는데 조기대선에 들어간다고 하더라”라며 “이혼도장 찍고 다음날 예식장 잡는 격”이라고 말했습니다. 유력 대선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헌재 결정을 부정하지 않는 데 대한 비난도 있었습니다. 
 
국민의힘에선 윤상현 의원이 유일하게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윤 의원은 헌재 결정을 부정하는 대신 참가자들에 감사 인사를 표했습니다. 윤 의원은 “관저 앞에서 은박지 둘러싸고 기도하는 애국시민을 잊을 수 없다. 큰 힘이 됐다”라며 “대통령은 희생됐지만 체제 수호 싸움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기대선을 앞두고도 의견이 갈렸습니다. 6일 집회에서 전 목사와 함께 연단에 오른 이들은 ‘조기대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현실론과 ‘조기대선 준비는 곧 헌재 결정을 인정하는 것’이란 원칙론으로 충돌했습니다. 전 목사는 “대만식으로 수개표하지 않는 이상 선거는 하나마나”라고 말했습니다. 다시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면서 조기대선 결과에도 불복할 뜻을 시사하는 겁니다.  
 
전 목사는 그러면서 세력 결집에 힘을 쏟았습니다. 전 목사는 “이번 주에는 무조건 1000만명 서명 운동을 해야 한다”며 “질질 끌면 안 된다. 대통령이 검찰청 옆 아파트로 이사 가기 전에 대통령을 복귀시키려면 국민저항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1000만명 서명을 받으면 4·19 혁명과 5·16 광주 민주화운동처럼 국민저항권을 발동할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6일 서울 동화면세점 앞에서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주도로 광화문 주일 연합예배가 열렀다. (사진=연합뉴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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