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내려지면서 탄핵 심판에 따른 찬반 집회 시위로 피해를 봤던 기업 임직원들이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탄핵 소추부터 선고까지 역대 대통령 탄핵사건 중 최장기 심리 기간이 걸린만큼, 출퇴근 문제와 소음 등 불편함을 오래 겪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인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거리 통제와 함께 경찰 병력이 방호복을 착용한 채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안국역 주변 사옥을 둔 대부분의 기업들은 대통령 탄핵 선고일인 4일 임직원들의 재택 근무를 시행했습니다. 당일 오전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가 예정돼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서입니다.
헌재에서 직선으로 100여m 거리에 위치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본사는 이날 사옥 방호와 같은 비상 상황에 대비한 최소의 필수 인원만 출근했습니다. 현대건설과 엔지니어링 본사는 사옥 앞에서 탄핵 촉구 단체들의 집회가 열릴 정도로 헌재와 가깝습니다. 이에 따라 그간 유연 근무제를 통해 직원들이 집회 시간을 피해 출퇴근 할 수 있도록 조치했지만, 선고일에는 이로써는 부족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탄핵 심판 기간 동안 사옥에 출입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원증 등 신분 확인 절차를 강화해왔습니다. 외부 집회에 참여하던 사람들이 사옥에 들어오려 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같이 임직원들은 불안과 불편감을 겪어왔습니다.
안국역 주변에서 출퇴근을 하는 한 관계자는 “탄핵 심판이 선고되기 전까지 거의 매일 집회 참가자들이 사용하는 확성기 구호 소리가 건물 안으로 들어와 소음으로 고생했다”며 “특히 거친 집회 분위기에 회사를 돌아가든지 퇴근 후 종로3가역까지 걸어서 지하철을 탄다든지 그동안 불편한 점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안국역은 지난 1일 정오부터 헌법재판소와 가까운 2~5번 출구를 폐쇄했습니다.
현대건설 사옥을 함께 사용하는 HD현대의 일부 직원들도 이날 재택근무를 하거나 경기도 성남시 판교 사옥으로 출근했습니다. 이 역시 선고일에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또한 이날 안국역 사거리에 있는 HD현대오일뱅크 재동주유소도 폐쇄됐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격분한 시위대가 극단적인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안국역 부근인 종로구 수송동에 사옥이 있는 SK에코플랜트·SK에코엔지니어링도 이날 모든 임직원이 함께 쉬는 공동 연차일로 정했습니다.
종로와 광화문 일대 기업들도 이날 재택근무에 동참했습니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인근에 본사를 둔 LX인터내셔널도 전 직원 재택근무를 실행했습니다. 대한항공은 서소문 사옥의 임직원들에게 휴가 사용을 권했으며 출근이 필요한 사람들은 강서구 본사로 출근토록 했습니다.
길었던 탄핵 심판이 끝을 내리면서 헌법재판소 주변에 있는 임직원들의 집회 피해 피로도도 차츰 줄어들 전망입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결과가 어떻든 길었던 탄핵 심판이 끝이나면서 시위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하루 빨리 국정이 정상화돼 위협받던 일상이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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