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윤석열씨가 4일 대통령직에서 파면됐습니다. 국회 탄핵소추 대리인단은 "오늘은 온 국민의 승리, 우리 민주 헌정 승리의 날"이라고 입장을 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씨의 탄핵 사건에 대해 인용을 선고했다. 사진은 지난 2024년 11월6일 '제2회 지방자치·균형발전의 날 기념식 및 2024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에서 기념사를 마친 윤씨. (사진=뉴시스)
국회 측 대리인단은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가 윤씨의 파면을 선고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의 파면 결정은 온 국민의 민주주의와 민주 헌정 질서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헌법의 이름으로 공인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치유와 전진의 역사에 동참하여야 한다. 그 시작은 승복"이라며 "불복은 12·3 비상계엄보다 더 중한 헌법 파괴이자 민주공화국 전복 시도라는 점을 명심하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다음은 국회 탄핵소추 대리인단 입장 전문.
송두환 변호사
여러분, 정말 오랫동안 참고 기다려왔습니다. 오늘, 조금 전에 대통령 윤석열을 대통령직에서 파면하는 결정이 선고되었습니다. 작년 12. 3. 불법 무도한 비상계엄 선포일로부터 122일, 국회의 탄핵소추일로부터 111일 만에 결정 선고된 것입니다.
우리는 이 탄핵심판 사건의 결론이 이렇게 늦게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사실관계와 위헌, 위법성이 단순 명백하고, 따라서 파면 결정은 지극히 당연하고 불가피하다고 모두 확신했습니다.
애당초 비상계엄 자체가 헌법, 법률이 정한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전혀 갖추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회, 선관위 등 헌법기관의 권능을 함부로 침탈하고자 무단 난입, 요인 체포 시도 등 위헌·위법한 만행을 저지르는 현장 상황을 온 국민이 실시간 영상으로 목도하고, 또 생생한 증언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이 사건 결론이 이렇게까지 늦어지다 보니 온갖 억측이 난무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모든 국민이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려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던 중, 드디어 오늘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확인했습니다.
오늘, 비록 너무 늦긴 하였으나 이제라도 파면 결정이 나온 것은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는 의미에서 크게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오늘은 모든 국민이 함께 기뻐하며 서로서로를 축하하여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점이 되고 보니,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 앞으로 달려가 계엄군의 국회 침탈을 막아섰던 민주 시민들, 계엄군의 일원으로 동원되었으나 사태를 파악한 후 평소의 민주적 소양과 지성에 힘입어 소극적 저항의 모습을 보여준 젊은 군인들의 민주적 신념과 용기에 새삼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하게 됩니다. 그리고 돌연한 사태를 맞아서 즉각 신중하면서도 신속하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를 한 국회 및 관련자 여러분, 탄핵심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초미의 관심 속에서도 인내심을 가지며 결론을 기다려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의 파면 결정은 온 국민의 민주주의와 민주 헌정 질서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헌법의 이름으로 공인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오늘은 온 국민의 승리, 우리 민주 헌정 승리의 날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불과 얼마 전에 영남 지역 여러 곳에서 대규모의 산불 참사가 일어난 기억이 아직 생생합니다. 이 기회에 산불 참사의 모든 피해자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만, 우리는 그때 얻은 교훈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산불이 발생했을 때 1차적으로는 주불의 진화가 최우선으로 중요한데, 그다음 단계로는 잔불의 진화, 잔불의 철저한 정리가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일련의 내란행위에 대하여는 내란의 우두머리에 대한 1차적 대응 조치, 즉 탄핵-파면 조치가 최우선으로 필요하겠으나, 그에 못지않게 잔불 진화, 잔불 정리에 해당하는 일련의 후속 조치들을 철저하게 이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오늘의 이 계엄-탄핵 사태를 '우리 민주 헌정 질서를 더 탄탄하게 만드는 계기'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래야만, 우리 대한민국을 지켜보고 있는 세계만방에게 '대한민국은 어떤 민주주의의 위기가 닥치더라도 어려움을 이겨내어 다시 복원하고 더욱 강해지는 회복 탄력성을 갖춘, 건강한 민주주의의 모범'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오늘 헌법재판소의 탄핵-파면 결정이 이러한 역사적 진전, 대한민국 민주 헌정 질서가 더욱 단단하게 토대를 굳혀 건강하게 자리 잡는 도정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하여, 우리 모든 국민이 향후의 사태를 예의 주시하면서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하였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이광범 변호사
조금 전, 우리는 피청구인이 대통령직에서 파면되는 장면을 지켜보았습니다. 피청구인이 저지른 헌법 파괴 행위와 민주공화국 전복 행위, 심판 과정에서 드러난 피청구인의 무지한 세계관과 국가관, 조금도 찾아보기 힘들었던 헌법 수호 의지를 더하여 보면, 당연할 결과입니다.
기뻐할 일은 아닙니다. 해방 80주년이 되는 경사스러운 올해. 대한민국 최고지도자가 또다시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불행한 일입니다.
피청구인은 물론, 소추 대리인단이나 피청구인 대리인단 모두 동시대에 같은 교육을 받은 법조인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심판 과정에서 똑같은 법률과 현상을 놓고서 극단적으로 맞서 다퉜습니다. 사회 지도층을 자처하는 정치인, 언론인, 종교인, 학자들이 대중을 선동하였습니다. 유튜브·가짜뉴스가 여론을 오도하였습니다. 심판자인 헌법재판관들까지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쳤습니다.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민생은 신음하고 있습니다. 나라 기강이 무너지고, 국가 신인도는 추락하였습니다. 앞으로 나아갈 동력이 남아 있는지조차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모두 뜻을 모아 치유와 전진의 역사에 동참하여야 합니다. 그 시작은 승복입니다. 불복은 12·3 비상계엄보다 더 중한 헌법 파괴이자 민주공화국 전복 시도라는 점을 명심하여야 합니다. 포용과 화해가 이어져야 합니다. 훗날 후손들이 우리를 역사의 죄인이 아닌 자랑스러운 조상으로 기억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합니다. 확신합니다. 대한민국은 위대하고 국민은 현명하기 때문입니다.
윤석열 탄핵소추 대리인단의 임무를 마치고 물러갑니다. 저희와 뜻을 같이한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뜻이 달랐던 분들께는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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