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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홍준표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한앤코)가 남양유업을 인수한 지 약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조기 투자금 회수(엑시트) 가능성을 열었다. 한앤코는 과거 웅진식품을 인수해 5년 만에 1450억원 차익을 남기며 매각한 전례가 있는 만큼,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수출 실적 부진은 개선 과제로 남아 K-분유의 해외 성장 여부가 매각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사진=한앤컴퍼니)
1년 만에 적자 탈출…해외 매각 시나리오 부상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주당순이익(EPS)은 2023년 -7532원에서 2024년 27원으로 개선됐다. 주당 7532원 손실에서 흑자 구조로 전환한 셈이다. 이는 한앤코의 경영 전략이 단기간에 성과를 낸 결과로 평가된다.
남양유업의 지난해 매출은 9528억원으로 전년도(9968억원)와 비교해 다소 줄었지만, 판관비를 602억원 아끼면서 영업이익 적자 폭을 좁힌 것이 흑자 전환 기반이 됐다. 2023년 2607억원에 달했던 판관비를 지난해 2057억원으로 550억원 절감했고, 이에 따라 영업손실 규모도 715억원에서 98억원으로 617억원이나 감소했다.
특히 주요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1kg당 2022년 1098원, 2023년 1158원, 2024년 1212원으로 매년 상승하는 추세 속에서도 매출원가율은 2023년 81.01%에서 지난해 79.44%로 떨어뜨리면서 흑자 전환에 힘을 보탰다. 이로 인해 매출 감소에도 매출총이익은 67억원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구조조정으로 남양유업은 재무 안정성을 확보했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기준 14.63%로 안정적이고, 잉여현금흐름(FCF)도 324억원으로 전년도(-462억원)대비 크게 개선됐다. FCF가 흑자일 경우 설비 투자 등 자본적지출(CAPEX) 여력이 늘어난다. 업계에서는 통상 5년 이상 걸리는 구조조정을 1년 만에 마무리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한앤코가 조기 엑시트를 추진할 가능성을 점친다.
특히 남양유업이 국내 자본보다는 해외 자본, 그중에서도 중국 자본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유류는 특성상 보존기간이 짧아 내수산업으로 분류되지만, 분유류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 해외 수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출산율과 비교해 베트남, 태국 등 주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출산율은 모두 1명 이상으로, 캄보디아의 경우 출산율이 2.32명으로 분유 수요가 유독 높다.
남양유업의 주력 제품 ‘맛있는우유GT’는 연 5000억 원대 매출을 유지하며 내수 기반을 다졌고, 분유 ‘임페리얼XO’는 해외 판로 확대가 기대돼 웅진식품과 비슷한 매각 절차를 밟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앞서 한앤코는 2013년 웅진식품을 인수한 뒤 아침햇살·초록매실·블랙보리 등 K-음료 성공으로 2018년 대만 통일그룹유한공사에 매각한 바 있다.
남양유업은 최근 중국, 베트남, 대만,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등으로 수출을 확대 중이라고 밝혔으나,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수출액은 2022년 783억원, 2023년 745억원, 2024년 578억원으로 2년간 205억원 감소했다. 우유류의 연간 수출은 10억원 안팎으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지만 분유류 수출이 2022년 396억원에서 2023년 301억원, 2024년 212억원으로 크게 감소하면서 영향을 미쳤다.
수출 대부분이 캄보디아에 집중된 점도 문제다. 남양유업은 2007년부터 출산율이 높은 캄보디아를 공략, ‘임페리얼XO’를 출시하는 동시에 현지 특화 제품인 ‘스타그로우’를 출시한 바 있다. 캄보디아 수출 규모는 10년 새 14배나 급증한 225억원에 달하지만 이중 90%정도는 남양유업 제품이다. 캄보디아 수출 규모를 고려하면 중국을 포함해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수출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다만 전반적인 시장 환경은 우호적이란 평가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경우 고급제품 수요로 이미 많은 중저가 브랜드들이 퇴출됐고, 당국의 영유아 제조분유 배합 등록제 등 강력한 규제 정책이 시행되면서 대형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 질서가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기준 중국 페이흐의 시장 점유율이 14.8%로 가장 높지만, 뒤를 이어 와이어스(Wyeth) 12.8%, 다논(Danone) 10%, 오스뉴트리아(Ausnutria) 6.3% 등 해외 브랜드가 각축전을 벌이는 구도다. 수입제품에 대한 의존도로만 보면 50% 이상이다. 남양유업의 경영 전략에 따라 중국 시장에 도전할 수도, 중국 자본의 인수를 통한 진출도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 진단이다. 과거 웅진식품을 통한 K-음료 성공에 이어 K-분유에서도 성공 방정식이 통할지가 관건이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 매각가가 크게 좌우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앤코가 남양유업을 인수한 지 아직 1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수출 실적은 기업의 성장성과 직결되기에 향후 해외 사업 판로 개척과 관련한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앤코 관계자는 “지난 1년간 한앤코는 남양유업의 지배구조 개선과 평판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원가 절감 등 기본 경영에 충실했다”면서도 향후 경영 전략과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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