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빵' 피하라…한은, 서학개미에 경고
2025-03-28 12:20:54 2025-03-28 12:23:42
한국은행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최근 블로그를 통해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편중된 투자방식을 지적하며 "국내외 다른 종목에 대한 투자를 늘려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31일 토마토Pick에서는 최근 증시 상황을 토대로 서학개미들의 투자 패턴과 한은이 우려하는 점, 그리고 우려에 대한 대안까지 정리했습니다.
 
흔들리는 미국 증시, 원인은 '트럼프 관세'
 
26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그룹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32.71포인트(0.31%) 낮은 42,454.79에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대형주 벤치마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장보다 64.45포인트(1.12%) 내린 5,712.20, 나스닥종합지수는 372.84포인트(2.04%) 밀린 17,899.01을 각각 기록했는데요. 특히 빅테크 종목이 약세를 보여 나스닥지수는 작년 12월 16일 장중에 기록한 최고점(20,204.58) 대비 11.41% 낮은 수준에 그쳤죠.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국산 자동차 관세 발표를 앞두고 시장이 위축된 것이 영향을 줬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관세 정책을 공식화하면서 추가 하락이 이어져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서학개미들 선택은? 인기·고위험 종목 '몰빵'
 
뉴욕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지만 국내 해외주식투자자 다수는 미국 대형 기술주 그룹 M7(애플·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아마존·구글·메타·테슬라)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7 종목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주목을 꾸준히 받았는데요.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투자 상위 10위 종목에 M7 종목 대다수가 포진돼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리스크가 큰 상품의 투자 쏠림 현상도 두드러졌는데요. 레버리지ETF는 선물 등 파생상품에 투자해 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고위험 상품을 말합니다. 인버스 ETF는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는 상품이죠. 이들 모두 수익 변동성이 커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지만, 두 ETF 모두 상위 50위 투자종목에 포함된 상태입니다.
 
하락장에 취약한 투자 패턴
 
이같은 '몰빵' 투자와 레버리지 투자 방식은 증시가 활황세를 보일 때라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2021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로금리 및 양적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당시 미국 증시는 급등세를 보였는데요. 이때 개인투자자는 평균 24.1%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체 거주자(금융기관 포함)의 수익률(13%)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죠. 다만 이른바 '몰빵' 투자와 레버리지 투자 방식은 변동성에 취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장이 부진할 때는 거주자 평균과 지수 수익률보다 더 큰 손실을 입히는 원인으로 작용하는데요. 2022년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내세운 것이 시장에는 충격을 안겼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M7 종목 보유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당시 종목별 연중 수익률은 -65~-17%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미국 증시 열풍 여전…시장은 "하향 전망"
 
서학개미들은 최근 부진한 장에도 저가·추가 매수를 이어갔습니다. 뉴욕 증시가 하락세인 상황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45억달러를 순투자했는데요. 이 중 M7과 주요 레버리지 ETF에 도합 24억달러를 투자했다고 한은은 짚었죠. 문제는 미 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은 현재 진행형이란 점입니다. 모건 스탠리는 올해 상반기 S&P500지수가 5500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골드만 삭스 역시 향후 10년간 S&P500 총수익지수 연평균 수익률이 채권 금리보다 낮은 3%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죠. 재정적자를 의식한 트럼프 정부가 감세 재원을 마련할 목적으로 글로벌 관세 정책을 꺼내든 것을 시장은 악재로 판단한 것입니다. 이재민 한은 국제국 해외투자분석팀 과장은 "손실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투자이익을 쌓아가기 위해서는 M7, 레버리지 ETF 등 일부 종목에 대한 과도한 편중을 줄이고 국내외 다른 종목에 대한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짚었습니다.
 
어떤 대안 있을까, 타국 증시 상황은? 
 
그렇다면 다른 증권 시장의 상황은 어떨까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부터 지난 3월 14일까지 중화권 증시를 대표하는 홍콩 항셍지수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는 각각 20.2%, 22.7% 급등했습니다. 또한 스톡스 유럽 600 지수(4.4%), 독일 DAX(10.1%), 프랑스 CAC 40(4.1%), 영국 FTSE 100(1.5%) 등 유럽의 다른 주요국 지수도 강세를 보였는데요. 중화권 증시는 최근 폐막한 연례 정치 행사 양회에서 대규모 부양책이 제시된 점이, 유럽 증시는 최근 유럽연합(EU)이 최근 국방력 강화를 위한 재무장 계획에 8000억유로(약 1260조원)를 쓰기로 하면서 방산주가 상승 랠리를 주도한 점이 영향을 줬습니다. 뿐만 아니라 얼마 전부터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국내 증시도 투자 대안으로 떠오릅니다. 앞서 공매도 재개가 이뤄졌던 2009년, 2011년, 2021년 사례를 보면 코스피는 단기 등락을 보인 뒤 장기적으로는 상승세를 보인 바 있습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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