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형 희박, 유죄 아니면 무죄…초조한 이재명
유죄 시 헌법 84조 논란 재점화·사법리스크 압박↑
무죄 시 '사법 족쇄' 풀고 '중도층 흡수' 가능성↑
2025-03-21 17:28:21 2025-03-21 17:28:21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이 폭풍전야에 휩싸였습니다. 앞서 이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는데요. 항소심 결과에 따라 국회의원직과 10년간 피선거권 상실의 기로에 놓일 전망입니다. 감형 가능성은 희박한 가운데 2심마저 유죄가 나오면 차기 대권 가도에 치명상이 불가피합니다. 특히 헌법 제84조를 둘러싼 논란이 이 대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대명)에 쐐기를 박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심 확정 땐 이재명 '사면초가'
 
서울고등법원은 오는 26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를 내립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선 지난 20대 대선 당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1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해 11월15일 이 대표에 대해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 법원은 "해외출장 중 김문기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 "국토부의 협박이 있었다"는 이 대표 발언에 대해서 각각 유죄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성남시청 재직 시 김문기를 몰랐다" 발언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일부 무죄로 결론 내렸습니다.
 
이 대표 2심 결과에 대해서는 극과 극 예측이 나옵니다. 유죄가 나오거나 1심이 180도로 뒤집히는 무죄 시나리오뿐이라는 것입니다. 감형 가능성은 작습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재질이 좋지 않기 때문에 양형을 (의원직상실 기준인) 100만원 밑으로 끝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며 "무죄를 선고하면 했지 감형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1심 결과가 2심까지 이어지면 민주당 내 단일대오 균열은 불가피합니다. 공직선거법과 국회법에 따라 벌금 100만원 이상 유죄가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상실합니다. 향후 10년간 공직에도 출마할 수 없습니다.
 
이에 헌법 제84조 해석 논란도 재점화할 전망입니다. 동조항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만약 대통령에 당선되면 불소추 특권에 따라 선거법 위반을 포함한 모든 재판이 중단된다고 주장합니다. 반면 여당은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은 중단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여권과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같은 헌법 해석 논란을 이용해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19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의 리더로서 우선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분들은 감옥에 갈지도 모르는, 지금 내란 문제도 있고 하니까 저는 흠 없는 후보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두관 전 의원은 '플랜B' 논의까지 언급했는데요. 김 전 의원은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집권을 위해 당원과 국민에게 사법리스크의 대안을 제시해야 하고, 필요하면 '플랜B'를 논의하는 게 정상적인 민주주의 정당의 모습"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오는 26일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사진=뉴시스)
 
무죄 시 대권 가도 '날개'
 
2심에서 이 대표가 무죄 선고를 받아내면 대선 가도에 날개를 달게 됩니다. 이 대표는 잠재적 대권주자 가운데 지지율 1위 가도를 달리고 있는데요.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21일 공표·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3.1%포인트·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에 따르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이 대표는 36%를 기록했습니다. 
 
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9%,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오세훈 서울시장 각각 4%, 홍준표 대구시장 3%,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1% 등으로 나타났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대표는 가장 강력한 민주당 대선후보로 꼽힙니다. 당내 경선에 출마하면 승리는 기정사실인데요.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동연 경기지사 등 비명계 3인방이 '잠룡'으로 거론되지만 당내 세력이 이 대표와 비교해 턱없이 약합니다.
 
여권 잠룡 중 아직까진 지지율을 반등시킬 만한 강력한 적수가 없다는 점도 이 대표에게 기회입니다. 여권에서 지지율이 가장 높은 김 장관은 과거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극우 정치인' 이미지를 얻었는데요.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서사를 내세우고 있지만 중도층 외연 확장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 전 대표는 반대로 '배신자' 이미지로 전통적인 보수 지지자들로부터 냉랭한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오 시장과 홍 시장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리스크가 약점으로 작용합니다.
 
김경래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중도층은 계엄 이후 국민의힘이 극우화됐다고 판단했다"라며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해소할 경우 여권에 거부감을 느끼는 중도층을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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