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내달 철강 수입 15% 줄인다…‘K-철강’, 타격 우려
EU, 미국 관세 대비…쿼터제 축소
한국, EU 수출 1위…“타격 불가피”
2025-03-21 14:56:04 2025-03-21 14:56:39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유럽연합(EU)이 다음달부터 철강 수입량을 15%까지 줄이기로 했습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 수출 1위 시장인 유럽이 수입량을 줄이기로 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의 피해가 우려됩니다.
 
지난 12일 경기 평택시 평택항에 철강 제품들이 쌓여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EU는 내달 1일부터 국가별 무관세 쿼터(할당량)제를 줄여 철강 수입 물량을 최대 15%까지 줄일 계획입니다. 앞서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의 ‘철강·금속 산업행동계획’을 발표했습니다.
 
EU는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철강 관세에 대응해 국가별로 지정된 쿼터 수준까지는 저율이나 무관세로 수입해왔습니다. 쿼터 초과 물량에 대해서는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EU의 철강 업체들은 수입 허용량을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이같은 요구가 이번 계획에 반영된 것입니다.
 
EU가 무역장벽을 높이는 이유는 지난 12일부터 시행된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정책에 대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미국의 고율 관세를 피하기 위해 철강 수출 국가들이 유럽으로 철강 물량을 밀어내 시장을 교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U는 현재 철강재 원산지 증명을 강화하는 수입 규제 도입과 같은 추가 조처도 검토 중입니다.
 
EU의 국가별 철강 수입 쿼터 물량이 축소될 경우 국내 철강업체들의 유럽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입니다. 현재 EU가 한국에 설정한 철강 수입 쿼터 물량은 총 263만6000톤(t)입니다. 
 
한국은 지난해 EU에 수출한 철강재가 쿼터 물량을 넘겼습니다. 여기에 향후 쿼터 수준이 낮아지면 지금보다 관세를 더 지불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EU로 수출한 한국 철강재는 393만2366t입니다. 이는 한국의 총 철강 수출량(2982만1517t) 가운데 13% 비중입니다. 개별 국가가 아닌 EU 경제권으로 따지면 유럽 시장은 한국에 철강 수출 1위로 볼 수 있습니다.
 
한아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관세 조치는 철강 수출 물량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진 않았지만 EU의 쿼터 축소는 물량 자체를 줄이는 거라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습니다.
 
업계는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무역 장벽에 정부의 발빠른 대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EU뿐만 아니라 인도 등 기타 국가들도 점차 무역장벽을 높여가고 있는 시점”이라며 “주수입국의 무역장벽 강화는 주수출국인 한국으로서 뼈아픈 타격일 수밖에 없고, 무역수지 방어를 위한 수출 촉진에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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