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분과위 개최…KDDX, 사업자 선정 결과 나온다
HD현중·한화오션 분쟁에 1년 사업 지연
수의·경쟁·공동개발 중에 사업방식 결정
한곳 계약 나머지 상세설계 협조 등 검토
2025-03-17 08:00:00 2025-03-17 08:00:0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방위사업청(방사청)이 사업분과위원회(분과위)를 열고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 선정 방식에 대해 심의합니다. 분과위가 수의계약과 경쟁입찰, 공동개발 중 한가지 사업 방식을 고르면 KDDX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맡을 업체가 다음달 정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사진=HD현대중공업)
 
방사청은 17일 분과위를 개최하고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방식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KDDX 사업은 지난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이후 지난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간 법적 분쟁으로 사업이 1년간 지연됐습니다. 이날 방사청의 심의로 길었던 두 업체 간 과열 경쟁이 일단락될 전망입니다.
 
방사청은 오는 2030년까지 6000~7000톤(t)급 KDDX 6척을 발주할 예정입니다. 총 사업비는 7조8000억원 규모입니다. 함정 사업은 ‘개념설계→기본설계→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후속함 건조’ 순으로 이뤄집니다. 이 중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수행했고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습니다.
 
그 다음 사업인 선도함 건조는 보통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연속 진행합니다. 그러나 한화오션이 KDDX 사업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며 경쟁입찰로 선도함 건조 업체를 가려야한다고 반발했고, 결국 작년 법적다툼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에 작년 KDDX 선도함 건조 사업 입찰을 끝낼 예정이었던 방사청의 사업 일정에 차질이 생겼던 것입니다.
 
KDDX를 둘러싼 양사의 법적 논란은 끊임이 없었습니다. 먼저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지난 2013년 특수선사업부 소속 직원 8명이 KDDX 개념 설계를 위한 1차 설계 검토 자료 등을 카메라로 촬영해 자사 내부망에 올려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이로 인해 직원 8명이 지난 2022년 11월 울산지법으로부터 각각 징역 1~2년에 집행유예 2~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아울러 한화오션은 작년 3월 KDDX 사업 기본설계 입찰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입 여부를 수사해 달라고 경찰에 고발장을 냈다가, 같은해 11월 국내 조선산업 발전을 명분으로 고발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이 사건은 경찰청 국수본에서 혐의없음으로 종결됐습니다.
 
반면, 한화오션도 KDDX와 관련한 보안 위반 혐의 논란에 휩싸인 상태입니다. 한화오션이 KDDX 개념설계 용역이 종료 후, 10년 만인 지난 2023년 방사청에 KDDX 개념설계 결과 보고서 원본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해당 원본이 2개가 되는 상황이 발생해 이번 논란이 불거진 것입니다.
 
애초에 방사청은 원본 1부와 사본 4부 등 용역 결과물 일체를 한화오션 측으로부터 제출받은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으나 한화오션은 원본 1부를 추가 생산해 별도로 보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방사청은 보고서 원본이든 사본이든 모두 반납하는 게 원칙이라며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에 수사를 의뢰해, 현재 방첩사가 관련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만약 방첩사 수사 결과 혐의가 인정되면, 법적 처벌과 함께 또다른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오션은 그동안 HD현대중공업의 보안 위반 행위를 근거로 KDDX 사업자 선정방식 변경을 요구해 왔는데, 수사결과에 따라 자승자박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한화오션은 과거와 현재까지 군사기밀보호법 지침과 훈령상 원본 보관을 위반으로 볼 근거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KDDX 사업 방산업체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모두를 지정하면서 KDDX 선도함의 양사 공동개발 가능성도 거론됐습니다. 현재까지는 양사 공동 설계와 공동 건조 방식에 대해 양사 입장은 극명하게 엇갈리는 중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전례가 없다는 입장이고, 한화오션은 다소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계약은 HD현대중공업이랑 체결하고,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 일부를 한화오션에 협조를 요청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또한 방사청은 기존 함정사업 관행과 KDDX 사업추진기본전략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이 선도함 건조를 수행하는 대신, 후속함 5척도 종합발주를 추진해 한화오션에도 사업 참여 기회를 열어주는 방향도 고려 중입니다.
 
방사청 분과위는 이날 결정된 사업추진방안을 방사청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 넘길 예정입니다. 이후 방사청 방추위는 상정된 방안을 검토해 오는 4월 KDDX의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의 사업자 선정 방식을 결정할 방침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방사청에서 어떤 결론을 내든지 이제 양 기업이 수긍해야 한다”며 “더이상 갈등과 분란을 조성하지 말아야 모처럼 조선업계에 찾아온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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